日 국립대 35% 통합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4년제 대학 첫 폐교' '사립대의 30% 정원 미달'….

몇년 후 들이닥칠 법한 한국 대학의 위기 상황은 일본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일본은 6년 뒤인 2009년에나 한국처럼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1월 4년제 릿시칸(立志館)대가 학생 부족으로 사실상 폐교한 것을 시작으로 '대학 도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대학의 생존 노력은 한국에서보다 더욱 빨리, 절박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정부 의지에 따라 합병이 용이한 국립대 부문에서 주로 진행됐다. 지난해 10월엔 국립대인 야마나시대와 야마나시 의과대, 쓰쿠바대와 도서관정보대가 각각 통합했다.

오는 10월에도 20개 국립대가 짝을 이뤄 10개대로 통합할 예정이다. 또 11개 국립대가 4개로 합칠 것을 협의 중이어서 전체 99개 국립대 중 35%가 통합 바람을 타고 있다. 사립대 역시 법인 간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대학 합병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들기 위한 몸집 불리기나 상호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1998년 저장(浙江)대.항저우(杭州)대.저장농업대.저장의과대가 합병해 이뤄진 저장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통합 후 중국 최대 종합대로서 발돋움한 것은 물론 대학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다. 최근엔 광저우의 중산(中山)대와 중산의대 통합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에선 92년 5백56개에 달했던 고등교육기관이 2000년 2백32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통폐합을 통해 수는 줄었지만 교육의 질이나 학교 경영의 효율성 등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엔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가 96년부터 합병을 추진하는 대학에 구조조정 기금을 지원하는 등 합병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 호주에서는 근거리 지역이나 유사한 기능을 지닌 기술단과대학이 합병해 규모가 큰 새로운 전문대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각각의 특색을 지닌 소규모 대학을 포괄적인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해 교육과 경영의 효율성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