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동차 3사 상반기결손 300억|불경기 심했던 작년보다 덜팔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내 자동차경기가 갈수록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말현재 현대·새한·기아 등 승용차 3사의 총판매대수(추계)는 6만5백80대로 경기가 아주 나빴던 작년동기의 6만1천6백88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7월현재 6만여대 판매|업계,"획기적 조치 없는 한 파국 못면해"|기대했던「현대·새한」한판승부도 김빠져>
이들 자동차 3사는 작년 한햇동안 납세후 손실이 모두 5백64억원에 이르렀으나 올 상반기에는 최소한 3백억원이상의 결손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7월말현재 국내판매대수를 3사별로 보면 새한이 작년의 1만3천대에서 금년엔 1만1천5백대로 1천5백대가 준반면 현대는 3만3백대에서 3만8백대로 5백대가 늘었다. 기아는 1만8천3백대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자동차업계에선 현재와 같은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한국의 자동차공업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빠질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2·28자동차공업 통폐합조치로 사력이 기진맥진한데다 지난 4월을 고비로 판매대수가 계속 침체일로에 있는 점을 지적, 현재 자동차공업은 배밑참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난파선같은 격이라고 비유했다.
지난4월에는 각종 찻값 인상설로 가수요가 몰려 3사의 판매합계는 1만3백대에 이르렀으나 유가인상등으로 5월부터는 침체를 계속해 5월에 9천7백대, 6월과 7월에는 7천4백대수준으로 작년실적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현대와 새한은 투자조정을 전후해서는 승용차부문에서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욕에 차있었으나 지금은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도 현대는 그나마 전 그룹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새한은 대우와 GM의 주식지분 및 경영권 주도다툼등으로 주인없는 회사가 된 꼴이다.
대우는 새한의 주식지분 51%와 실질적인 경영권주도등을 주장, 최근 이석회 사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GM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측은 한국의 자동차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정책변경이 잦아 추가투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사는 여름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한 것은 물론, 사채를 발행하여 월급을 지급하는 실정이다. 3사의 올평균 임금인상률은 10%수준.
자동차 3사 사장들은 지난달하순 모임을 갖고 자동차업계가 도산 상태에 있다고 주장▲할부판매 제도의 확대운용▲정부가 자동차공업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표시▲장·단기수요부양책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바 있다.
이들은 특히 내수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제일 큰 요인이 지나치게 무거운 공과금에 있으므로 이를 좀 경감해 차 값을 내릴수 있게 해주도록 건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2·28자동차투자조정」으로 기아산업과 동아자동차가 통합키로 되어있으나 아직도 실질적인 통합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절름발이 경영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양사는 7월1일을 기준으로 재산을 재평가하고 그 후 구체적인 통합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나 출자비율문제에서 팽팽히 맞설것으로 예상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