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 미화할 자유는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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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75) 고려대 명예교수가 공동대표로 있는 자유시민연대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교수의 회원자격 박탈과 지도부의 동반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청년회원들이 주축이된 비대위 측에서 '공동대표 전원탈퇴'를 전면적으로 요구한 만큼 지도부의 입장이 난처해진 셈이다.

비대위는 이날 '한승조 교수 파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지도부가 한 교수의 회원 자격을 즉시 박탈했어야 함에도 '본인의 진의를 파악한 후 처리하겠다'는 등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며 "오해를 증폭시킨 지도부는 전원사퇴하고, 한 교수의 공동대표직은 물론 회원 자격까지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아무리 자유민주국가라지만, 나라와 민족을 억압한 일제 식민지를 미화하는 자유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유시민연대가 제2의 창립을 할 수 있도록 전원 용퇴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한승조 교수와 의견을 달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성명서는 "자유시민연대 청년회원들은 한승조 교수의 기고 글에 대해 의견을 전적으로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며, 한 교수의 주장이 자유주의 진영 전체의 뜻을 왜곡하는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파진영 전체가 각성해야 할 것이며 단순한 공산주의 반대 세력이 아닌 '자유주의 시장경제 사상'으로 무장한 새로운 세대가 우파를 대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자유시민연대뿐 아니라 우파 진영 전체에도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면서 "자유주의로 무장한 젊고 유능한 일꾼들에게 다양한 활동 무대를 제공하도록 선배 세대가 길을 터주려는 노력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대위는 한 교수의 비난글들로 다운된 자유시민연대 홈페이지(www.freectzn.or.kr)를 월요일에 재개통할 것이며,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논쟁을 벌일 것이라 밝혔다.

자유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한승조 교수를 비롯해 임광규 변호사, 송정숙 전 보사부장관, 김한응 자유경제위원회 위원장, 한광덕 예비역 소장 등 5명이다.

이수기 기자

기사제공=(중앙일보)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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