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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없는 벼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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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바이오 지네틱스. 이른바 생물유전학은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다. 짓궂은 공상가들은「프랑켄슈타인·신드롬」이 벌어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한다.「프랑켄슈타인」은 한 괴기소설의 주인공으로 스위스의 물리학자. 그는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기술을 알아내 사자의 뼈를 가지 인간형체의 괴물을 만들어냈다. 오늘의 유전학은 바로 그와같은 프랑켄슈타인현상을 빚어낼 것이라고 빈정대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의 속도는 공상가들이 빈정대고 있는 동안에도 어느새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요즘 한외신은 일본국립유전학연구소가 비료없이도 자라는 새 품종의 벼를 육종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원리는 단순하다. 콩의 뿌리 위에서 벼를 자라게하는 것이다.
콩뿌리를 처음 본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신기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 녹두알 모양의 혹이 뿌리마다 조랑조랑 붙어있다. 생물교과서에선 그것을 뿌리혹(근유)박테리아라고 가르친다.
이 박테리아는 콩과 직물로부터 함수탄소, 곧 당분을 받고, 이대신 공기속의 질소(질소) 를 섭취해, 그 질소화합물을 콩과 직물에 주면서 공생한다.
유전학자들은 그와 똑같은 아이디어를 벼의 뿌리에 적용하려고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쌀농사에 일대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질소는 공기체적의 5분의4를 차지하는 기체원소로 거의 무한대로 존재한다.
이미 미국의 유전과학자들은「선인장(선인장) 보리」「비료 없는 보리」에 착안한 일이 있었다.
가령 다육직물(선인장)의 유전자를 보리에 이식하면 연간 1백25m정도의 강우량으로도 보리농사를 충분히 지을 수 있다는것이다. 선인장뿌리에서 보리를 자라게 하는 아이디어다.
아프리카사하라 사막이나 아라비아사막을 푸른 선인장 보리농장으로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비료없는 보리」는 「비료 없는 벼」와 똑같은 경우다. 상반신은 보리이고, 하반신은 콩과직물인 새로운 품종이다.
이런 일들은 기술의 보호를 위해, 한편으로는 외부의 과장된 비방을 막기위해 대개 극비의 베일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주로 진행되고있는 획기적 연구들이다.
프랑켄슈타인 신드롬도 공연한 얘기만은 아닌 것이, 인체의 60조개 세포들속에있는 유전인자, 곧DNA라는 극소초정밀컴퓨터를 떼어내 다른 세포에 이식시키는 일은 지금의 연구템포라면 과히 아득한 얘기가 아니다. 「아인슈타인」박사판 복제인간도 만들어 낼수있다는 것이다. 다만「히틀러」같은 인물이 훈산될까 두려운면도 있지만.
이처럼 유전공학은 이제 바이오테크니컬이라는 이름으로 주식회사가 설립될 정도로 일반화하고 있다. 한편 두렵고, 한편 놀라운 세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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