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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와 빛으로 빚은 누드…글렌 데이비스 사진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영국 풍경사진작가 글렌 데이비스의 사진전이 영국 웨일즈 지역의 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데이비스가 이번에 선보이는 사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과 사막, 바다에서 3년 간 찍은 자연주의자들의 누드다.

풍경사진작가로서 세계 곳곳의 풍경을 담아온 그는 야생 그대로의 형태가 잘 보존된 곳에서 자연주의자들을 모델로 해 사진을 찍었다. 그는 “어린 시절 웨일즈 해변에서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자연주의자들을 보고 큰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됐다”며 누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의 사진은 성적 욕망이나 음란함보다는 누드를 통한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선사한다. 또 자유로운 포즈를 통한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속박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전해진다.

사진 속 여성 모델들은 절벽 앞에서 두 팔을 벌리는 포즈를 취하거나, 동굴 앞 바위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자연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허리를 꺾어 다소 과장된 몸짓을 표현한 모델도 보인다. 바위 틈에서 웅크린 자세를 취한 남성 모델도 눈에 띈다. 사진에 등장한 모델들은 모두 데이비드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한 자연주의자들이다.

데이비드는 “전문 모델이 야생의 자연에서 연기하듯 알몸의 상태로 포즈를 취하는 것은 내 사진의 주제와 맞지 않았다. 풍경 안에서 나와 다름 아닌 누군가가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자유를 얻는 장면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옷, 신발, 액세서리 등을 다 벗어던진 육체적 누드도 중요하지만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정신적 누드 상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글렌 데이비스 사진전 ‘Landscape Figures’. 8월 9일부터 9월 21일까지. 영국 웨일즈 오리엘 이니스 몬 갤러리.

한영혜 기자 sa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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