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연일 상종가|주요주는 올들어 3배 가까이 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증시가 과열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발동된 규제조치아래에서도 주가가 계속 급등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신용한도를 낮추고 증거금을 대용증권대신 현금으로 납부케하는 등 일련의 규제조치로 추춤하는듯 했던 추가가 27일부터 다시 큰폭으로 오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일 금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9일 3.2포인트, 30일 3.6포인트나 오른 주가는 1일엔 6.8포인트나 폭등했다.
1일 종합주가지수는 2백14.2로 금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78년9월 이후의 최고수준이다.
30일 36개의 상종가가 나온데 이어 이날 증시에선 82개 종목이나 상종가까지 오르는 폭등현상을 나타냈다. 1백95개 오른종목 가운데 절반 가까운 종목이 상종가까지 오른 것이다.
「태풍의 눈」은 건설주.
건설주의 등락에 따라 주가가 춤을 추고있다. 상종가까지 오른 종목가운데 절반이 건설주로 보면 틀림없다. 36개의 상종가 종목가운데 15개종목이 건설주였던 29일이 그랬고 30일도 상황은 비슷했다. 36개의 상종가 가운데 25개가 건설주였다.
l일엔 상종가 종목 82개중 38개가 건설주였다. 건설주에 대한 열기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나마 사기도 쉽지 않다. 더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내놓지 않아 1일의 경우 매물부족현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다른 업종주식을 사거나 「별볼일 없는」 건설주에까지 관심을 갖게됐다.
30일 무려 12·9포인트나 오른 건설주는 1일엔 13·8포인트나 폭등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 주가지수는 2백93.1을 기록했다. 연초대비 6개월만에 평균 3배 가까이 건설주가가 오른 것이다.
종목에 따라선 4∼5배까지 오른것도 있지만-.
그렇다면 건설주는 왜 이렇게 많이 오르는 것일까. 그 동안의 주가수준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데다 올들어 주가를 부추길만한 호재가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풀이다.
해외건설수주의 호조, 국내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정부공사 조기발주, 주택경기 부양책 등등
여기에 최근 동남아쪽에서 들려오는 각종 건설관계소식도 건설주가를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장세가 이쯤되자 증권회사영업부 본·지점엔 신규투자자들이 줄을 잇고있다. 증시가 투자적인 면과 투기적인면의 균형을 깨고 투기적인 면으로 기울어질 때가 문제인 것이다.
78년의 악몽을 기억하고있는 증시관계자들은 최근의 장세가 그때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가 자율적인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과열→규제조치→급락→부양책등으로 이어진 과거의 전철을 되풀이한다면 증시의 발전은 그만큼 늦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