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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됐던 미숙아 부산서 찾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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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대구】대구 제일산부인과병원 (원강 정원영·52)에서 증발된 미숙아가 실종 22일만인 30일 상오 10시쯤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 4가 49 강정숙 씨(45·여)집에 세 들어 사는 김옥순 씨(29)방에서 발견돼 생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사건발생 후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들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펴오다 시민의 제보를 받아 추적 끝에 김씨 집을 급습, 건강하게 자라고있는 아기를 찾아낸 데 이어 여아를 데려갔던 김씨를 1일 0시25분쯤 검거했다.
김씨는 내연의 남편 강모씨(42)와 재판장·간호원 앞으로 3통의 편지를 남겨놓고 행방을 감추었다가 1일 새벽 귀가 중 잠복중인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발견경위>
대구 제일산부인과병원에서 아기를 낳은 산모를 중심으로 수사를 펴온 경찰은 김씨가 이 병원에서 아기를 사산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를 용의자로 추정, 광범위한 탐문수사를 폈다.
경찰은 3, 4일전 한 시민으로부터『김씨가 낯선 신생아를 키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증발당시 미숙아를 내준 대구 제일산부인과병원 간호원 김외분 양(21)을 대동, 김씨 집을 급습해 아기를 확인한 결과 이귀옥 씨(23)가 출산한 딸임을 확인했다.

<범행동기>
김씨는 지난 5월13일 아기를 분만하기 위해 고향인 대구로 가 제일산부인과병원에 입원했으나 딸을 사산하자 부산으로 돌아가 내연의 남편 강씨에게『미숙아여서 병원에 두고 왔다』고 둘러댔다.
김씨는 이 같이 거짓말을 하게된 것은 아기를 끔찍이 좋아하는 강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였고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의 아기를 빼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범행경위>
김씨는 남편 강씨로부터『아기를 빨리 데려오라』는 독촉을 받자 6월8일 남편과 함께 대구 제일산부인과병원으로 가 남편을 병원 문밖에 기다리게 한 뒤 인큐베이터 속에 있는 이귀옥 씨의 딸을 자신이 분만한 아기라고 속여 간호원으로부터 인계 받아 부산으로 데려와 우유를 먹여 키워왔다.

<범인주변>
4년 전 강씨를 만난 김씨는 네 살 짜리 아들과 함께 살고있는 단칸방에서 강씨와 내연의 관계를 계속해왔다.
현재 영도에서 지하살롱을 경영하고 있는 강씨는 본처가 있으나 아기를 못 낳아 아기를 얻을 욕심으로 김씨와의 관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날 영도구 자기 집을 경찰이 덮치기 전에 미리 빠져 달아났다가 이날 밤 11시30분쯤 자기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대기 중이던 형사대가 전화를 받자『돌아가 주세요. 내가 갈게요』라며 전화를 끊은 뒤 부산시 북구 귀포동 뒷산에 숨어 시간을 보내다가 1일0시25분 집으로 되돌아가던 중 자기 집 대문 앞에서 검거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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