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유증 말끔히 날리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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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는 음식 장만과 손님 맞이 준비에 피로가 쌓이가 쉽다.

 주부들에게 추석은 반갑지만은 않다. 송편, 갈비찜, 전 같은 차례상에 놓을 음식을 만들고 집안 청소도 해야 한다. 추석 당일 두세 차례 손님상까지 차려내다 보면 연휴 내내 쉴 틈이 없다. 쌓인 피로를 풀기도 전에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가 남편과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 명절 후유증, 말끔히 씻어낼 방법은 없을까.

체내 쌓인 독소 배출해 주는 간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과의 만남은 술자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명절 준비를 하느라 몸이 고단한 상태인 데다 음주까지 더해지면 피곤함은 배가된다. 이때 우리가 각별히 신경써야 할 신체 기관이 있다. 바로 ‘간’이다. 간은 알코올과 체내에 쌓인 독소, 노폐물을 해독하는 역할을 한다. 간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몸속에 노폐물이 빠르게 축적되는 것을 의미하고 축적된 노폐물은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 피로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역시 간에서 해독된다.
 기능이 저하된 간은 암모니아를 모두 해독하지 못하고 다시 간 밖으로 역류하게 한다. 암모니아 역류는 암모니아 중독증을 일으키고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체내 노폐물을 신속하게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피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간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늘 관리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
 간 관리는 술자리가 잦은 남성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대부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여성의 간은 남성보다 약 15~20% 작고 지방조직이 많아 해독 기능이 남성보다 취약하다.
 특히 빵·떡·케이크 등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식습관을 지닌 여성들은 간 관리에 힘써야 한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 섭취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간에 중성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다. 중성지방은 물에 녹지 않는 지방으로, 혈관 건강에 해로운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조장하는 반면, 이로운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이 분해되는 것을 촉진한다. 중성지방이 쌓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비알콜성 지방간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낮은군(하위 33%)에 비해 많이 섭취하는 군(상위 33%)에게 생길 가능성이 더 높으며, 남성의 경우 발병률이 1.7배인 데 반해 여성은 약 3.8배로 성별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탄수화물 섭취 줄이고 UDCA 보충
 한번 망가진 간은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어렵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만큼 아무리 기능이 저하돼도 눈에 확인되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없다 보니 상태가 나빠져도 눈치채기 어렵고, 간 손상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간 전반에 걸쳐 손상이 심각한 상태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간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것은 식습관 개선이다. 음주량을 줄이고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한국인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보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며 간 건강에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UDCA(Ursodeoxycholic Acid, 우루소데옥시콜산)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UDCA는 곰의 담즙 성분으로, 간 내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간 기능을 보강해 준다. 단, 음식으로는 보충하기가 어려우므로 UDCA가 함유된 영양제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UDCA가 다량 함유된 영양제로는 대웅제약 우루사(URSA·작은 사진)가 있다.

 국내 임상 결과에 따르면 만성 간염 환자가 대웅제약 우루사를 하루에 3캡슐씩 10주간 복용한 결과, 육체 피로가 8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유 교수는 “체내 담즙산의 UDCA 비율은 5% 정도이므로 외부로부터 꾸준히 섭취해 담즙산 내 UDCA 비율을 높여주면 면역력 증가와 간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라예진 인턴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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