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 12년만에 첫 국내전-국전 조각부문 첫 대통령상 받은 박종배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에 있는 동안 작품 만드는 일에만 몰두했어요.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그간 그곳에서 닦은 기량을 선보이려는 뜻에서 마련했습니다. 』 65년 제14회 국전에서 『역사의원』이란 추상계열 작품으로 조각부문에서 첫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박종배씨. 그가 작품수업을 위해 도미한지 12년만에 국내에 돌아와 작품발표회를 갖는다 (9∼23일·원화랑) .
크렘브룩 미대에서 「줄리우스·슈미트」교수의 지도로 주물을 전공하면서69, 71년 두 차례 에 걸쳐 뉴욕 「J· 탐슨」화랑에서 초대전을 가진바있는 그는 이번이 세번째 갖는 개인전. 국내에서는 처음인 이번 전시회에 초기부터 최근에 이르는 주물조각 12점을 출품한다.
국내에서 주로 다루었던 철 대신 브론즈를 사용하고 있는 예리함과 지성적인 맛도 좋았지만 브론즈의 영원성·우직하면서도 냉정한 느낌이 자신의 성격과 더 맞는 것 같아 바꾸었다고.
『제가 살고있는 디트로이트 시는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곳이라 주물공장이 많아요. 그곳에 있으니까 재료 구하기도 쉽고 작업환경이 편리해서 좋았습니다.』 그의 브론즈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손으로 해낸다는데 특징이 있다. 구상→주형→끝맺음의 어느 한 과정이라도 손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완전한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이라는 특수한 사회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애를 썼어요 자신의 것을 고수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그는 국내작가가 오히려 세계추세에 더 민감한 것 같다고 한마디.
생활상의 어려움보다 작품제작에서 겪는 절망이 더욱 크고 절실했다는 그는 이번을 계기로 국내에 돌아올 것이냐는 질문에 『두고봐야겠다』며 웃는다.
박씨는 현재 디트로이트시에서 부인 심영민씨와 1여를 데리고 살고 있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