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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통령 아세안순방 빈틈없는 준비 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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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대통령의 아세안순방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현지에 의전실장을 팀장으로 한 선발대가 파견되어있고 외무부에는 상황실이 설치돼 10여명의 직원이 야근까지하며 준비에 분망하다. 원래 의전과 경호는 1백%가 있을뿐 99%도 허용되지않은 특수업무. 1%의 유루만 있어도 영정내지는 마이너스 평정을 받는게 이 분야다. 지난번 방미때는 시간이 하도 촉박해 약간의 미스는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그러려니하는 너그럽게 보아주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식발표이후만도 한달반의 시간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너그러움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기대해서도 안되는 형편이다.>
우리 국가원수의 정상회담을 위한 해외 나들이는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9개국.
이번 아세안 순방은 방문국수나 기간, 수행원 규모에 있어 초유의 매머드등정이 될것 같다.
휴전직후인 53년 이승만전대통령이 유엔군사령관 전용기 4발 컨스털레이션을 빌어타고 6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중국에 갔던때에 비하면 금석지감이 있다.
○…아세안 5개국 순방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인니에서 대륙붕석유개발에 참여하고있는 최계월남방개발사장과 같은 우리 교포와 건설·무역업제및 근로자들이 땀흘려 쌓아놓은 실질외교기반이 큰 기여를 했다. 진출업제들은 이번 순방중에도 현지에서 나름대로 측면지원을 계획하고있다.
전대통령의 아세안등정은 직접적으로는 아세안이라는 지역협력기구를 상대로한 것이 아니라 아세안 개별국가와의 실질외교·자원외교에 초점이 두어져있다. 우선 개별국가와의 협력강화를 바탕으로 아세안 전체와의 협력을 기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정상회담을 기해 인니와는 석유및임산자원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말레이지아에서는 천연고무와 주석을 사오는 대신 시멘트·의약품, 기타 공산품과 건설등 용역수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이들 각국과의 쌍무협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세안 5개국과의 투자확대를 위해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보증협정이 인니·말레이지아·태국등과 맺어질 전망이고 이밖에도 2중과세 방지협정과 항공협정및 문화기술협정등이 추진된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지아로부터의 원유도입량을 내년부터 배로 늘리는 대신 정유등 각종 석유화학분야에서의 기술제공등을 위한 계약이 관련부처및 업계간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번 아세안 5개국순방은 공식방문중에서도 최고의 의전이 적용되는 State Visit (국빈방문).
국빈방문의 경우 우선 공항행사에서부터 21발의 예포가 울리고 방문국 국가원수의 영접을 받으며 붉은 카피트를 걸어 최고의 의장례를 받게된다.
이와함깨 공항과 귀빈실, 시내로 들어오는 연도에는 대형초상화와 아치·환영탑·양국국기등이 의무적으로 게양되거나 세워지며 방문국 국가원수가 호스트가 되는 State Dinner (공식만찬)가 반드시 있게마련.
이같은 복잡한 의전절차가운데서도 가장 준비에 애를 먹는것은 만찬·오찬, 기타 공식행사때마다 달라지는 예복의 마련이다.
특히 왕국인 말레이지아와 태국에서는 만찬참석자들이 속칭 화이트타이란 흰 연미복을 입어야하고 낮행사때는 모닝코트, 턱시도, 검은양복을 준비해야한다.
가장 예장인 화이트타이의 경우 장관급이상은 붉은 띠를 반드시 왼쪽어깨에서 오른쪽으로 걸쳐야하고 차관급이하는 반대로 오른쪽어깨에서 왼쪽으로 붉은 띠를 두르는 것이 태국왕실의 의전예.
태국의 「부미볼」국왕은 전두환대통령과의 공식행사때는 태국공군대장의 정장인 상하 모두 흰색의 연미복을 입으며 의장대 사열 때는 롤즈로이스에 전대통령과 같이타고 왕실 근위기마대가 선도를 하게된다.
화이트타이를 입는 공식행사에서는 모든 사람이 훈장을 달게 돼 었어 전대통령과 공식수행원들은 자신이 받은 훈장을 모두 갖고가야 할판.
더구나 더운 지역인데다 절기마저 여름이어서 예복에 쓰일 얇은 천을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어 예복옷감을 고르기 위한 별도의 팀이 동남아현지로 파견될 정도.
○…옷차림에 못지않게 큰 작업중의 하나가 선물준비.
태국과 말레이지아 국왕에게는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관을 본떠 은으로 만든 모형에 금도금을 한 대형 금관을 준비중이고 나머지 3국대통령에게는 지난번「레이건」미대통령에게 선물했던것과 같은 종류의 도자기를 주문했다.
이밖에 부인과 왕족및 방문국의 유력인사들에게 줄 선물·기념품으로 병풍·비단·자수정·기념주화·나전칠기등 민속공예품과 교민들을 위해 네커치프·볼펜등을 준비중인데 가지고갈 선물만도 20여종이 넘을것이란 얘기다.
기념품과는 별도로 전대통령의 등정을 앞두고 기념우표와 기념담배가 발매되며 앨범·기록영화등도 준비중이다.
이번에 전대통령을 수행할 공식수행원은 청와대쪽에서 비서실장·경호실장을 비롯한 관계 수석비서관등 7명,각료에서 부총리·외무·국방·동자부장관등 4명, 그리고 상공·건설차관, 외무부 의전실장등을 포함, 모두 16명으로 지난번 방미때의 12명보다 많다.
특히 말레이지아·태국·필리핀·인니등에서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새마을지도자 1명이 수행원속에 포함되어 있다.
○…전대통령이 아세안 5국방문중 행할 각종 만찬·오찬의 연설은 모두20회로 그중 다섯번은 교민을 위한것.
청와대공보실과 외무부아주국은 20여회의 연설원고외에도 각국과의 공동성명 1부씩과 현지 언론에서 전대통령과의 회견요청을 해올것에 대비, 예상질문·답변서를 작성하는등 모두 30여건의 각종 문안을 준비중이다.
또 문공부는 전대통령의 취임식화보와 외신회견등을 수록한『미래를 내다보며』란 책자2천부를 방문국 언론기관등에 배부한다. 그러나 현지신문에 대한 기업광고는 지난번 방미때 너무 요란했다는 비판이 있어 이번에는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전대통령이 타고갈 비행기는 역시 지난번 방미때와 같이 KAL의 보잉707.
아세안5개국 순방은 거리로 따져 총연장1만3천7백20km, 비행시간23시간으로 경부고속도로의 15번왕복거리에 해당된다. KAL에 지불할 비행기전세료만 60여만달러에 이른다는 얘기다. <유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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