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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채취꾼도 속아 … 독버섯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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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철마산(해발 786m) 중턱. 국립수목원 한상국(40)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버섯철이자 추석·가을 산행이 잦아지는 계절을 맞아 독버섯 서식 실태를 조사했다. 경력 20년 아마추어 버섯채취가 황경학(57)씨가 황금색 버섯 무더기를 발견했다. “며칠 전 먹었던 개암버섯 같다”는 황씨에게 곁에 있던 한 박사가 말했다. “비슷하지만 독버섯의 일종인 ‘갈황색미치광이버섯’입니다.”

 조사팀은 이 지역에서 마귀광대버섯·갓그물버섯 등 독버섯 10종을 찾아냈다. 약 두 시간 동안 발견한 버섯 전체의 약 30%가 독버섯이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올해는 기온이 비교적 서늘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등 버섯이 자라기에 적절한 날씨 요건을 갖췄다. 한 박사는 “버섯은 비가 온다는 신호임을 알아차리기라도 하듯 천둥이 치면 포자를 많이 퍼뜨리는데 올해에는 천둥 또한 많이 쳤다”고 했다.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 올해엔 야생 버섯 풍년이 들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독버섯도 늘었다. 한 박사는 “일부 독버섯은 식용 버섯과 분간하기 힘들 정도여서 일반인은 채취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식용인 먹물버섯과 독이 있는 두엄먹물버섯은 두엄먹물버섯의 색깔이 조금 더 짙고 갓 부분이 약간 작다는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버섯을 먹고 메스꺼움·구토·설사·경련 등의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의사가 어떤 버섯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버섯을 갖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국립수목원은 버섯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독버섯 80여 종의 사진과 특징을 담은 스마트폰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독버섯 바로 알기’를 내놨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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