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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조선국민군단' 100년 전 하와이서 독립군 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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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호놀룰루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5㎞ 떨어진 카할룰우(Kahaluu). 꼭 100년 전인 1914년 8월 28일에 한 사관학교가 문을 열었다. 파인애플 농장에 문을 연 학교의 이름은 대조선국민군단 사관학교. 한인 청년 300명을 모아 군사훈련을 하고 만주·연해주에서 독립 전투를 치르도록 기르는 곳이었다.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은 28일 대조선국민군단 사관학교와 관련된 자료를 공개했다. 군인 수첩 8종, 사진 17장 등이다. 수첩 중 ‘군인의 승차급 육군기관용 기록책’에는 군인의 승차 절차와 군대 내 풍기·기강에 대해 적혀있다. 또 군단의 군악대가 연주한 나팔 곡조 53곡, 대조선국민단의 깃발, 체조의 구령이 적힌 수첩도 있다. 군대내무부서책, 경위근무책, 군인수지 등 세세한 내용을 담은 수첩들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학교가 문을 여는 데 도움을 준 하와이 이민자, 박종수 선생의 친필 수기도 공개됐다. 평안도 증산 출신인 박종수 선생은 1904년 가족과 함께 이민을 왔고, 백인의 땅을 빌려 파인애플 농사를 지었다. 이 땅을 대조선국민군단의 창설지로 제공했다는 사실이 이 수기에 적혀있다.

김능진 독립기념관장은 “지금까지 대조선국민군단의 실체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자료는 잘 나오지 않았다”며 “매우 자세한 기록을 통해 역사적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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