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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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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어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다. 이르면 현재 중3이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2월 17일자 10면

1993년 처음 실시된 수능은 성적 표기방식만 ‘총점제→9등급제→등급과 표준점수·백분위 병기’로 바뀌었을 뿐 모두 상대평가였다. 대입에서 비중이 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수능체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황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며 큰 방향은 (절대평가 쪽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간의 과도한 영어 사교육 투자가 무슨 결실을 냈는지 의문”이라며 “과잉투자로 지나치게 난해해진 영어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황 장관은 “2017학년도부터 할지 2018학년도부터 할지, 어떤 방법으로 할지 등을 실무자들이 전문가들과 논의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갑자기 절대평가로 바꾸면 충격이 큰 만큼 연착륙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입 예측가능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조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입 3년 예고제를 감안하면 일러야 2018학년도부터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일정 성취 수준을 보이는 수험생은 모두 같은 등급을 받게 돼 변별력이 사라지고 입시에서 비중이 대폭 준다.

 절대평가 전환에 앞서 교육부는 올해 수능부터 영어를 매우 쉽게 출제하기로 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는 만점자 비율이 역대 최고인 5.4%에 달했다.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 한 문제 틀리면 2등급이었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수학 등 다른 영역의 비중이 높아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후 황 장관은 17개 시·도교육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결정을 교육청에 맡겨 달라는 진보교육감들의 건의에 황 장관은 “이미 법적 절차에 들어가 재량을 갖고 선택할 여지는 적다”면서도 “법률적 검토와 국민적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확충과 교육환경 특별회계 편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그동안의 장관들과 달리 교육감들의 의견을 매우 경청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솔직한 태도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교육감들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세종·대전=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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