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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부터 홍보물까지, 표절 논란으로 얼룩지는 韓 드라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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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가 표절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드라마 스토리 표절 논란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MBC '선덕여왕' KBS '구미호: 여우누이뎐' 등 인기 드라마들이 뮤지컬·소설 등을 베꼈다며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들은 단순히 스토리 표절뿐 아니라 티저 영상에서부터 포스터·판촉물까지 표절 논란에 휘말린다. 드라마는 잘 만들어놓고 '사소한'욕심에 욕을 먹는 셈이다.

▶스토리부터 홍보물까지

아직 촬영도 하지 않은 KBS 드라마 '왕의 얼굴'은 표절 논란에 싸였다. 26일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 필름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BS를 상대로 드라마 '왕의 얼굴'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소장을 제출했다. 주피터 필름 측은 'KBS가 '관상'의 독창적인 창작 요소들을 그대로 모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KBS 측은 " 관상학은 '관상' 이전에도 동양 문화권의 사람들이 흥미로워 하는 소재였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다"며 반박했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방송 전 공개한 티저 영상이 해외 필름 아티스트 첼리아 로슨 홀이 제작한 '사랑에 관한 영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SBS측은 표절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KBS '연애의 발견'은 포스터를 베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유미가 '예전남친'이라고 쓰인 글자를 온 몸으로 엑스(X)를 그려 막고 있는 모습이 카메론 디아즈가 주연을 맡은 영화 '섹스 테이프'의 포스터와 비슷하다는 것. 올 해초 웹툰 '설희'와 유사한 설정으로 곤욕을 치룬 '별에서 온 그대'는 오프닝 영상이 2008년 미국 폭스TV에서 방송된 드라마 '뉴 암스테르담과 비슷하다는 의혹도 받았다.

▶표절인가 아닌가, 기준도 모호

드라마의 표절 여부를 가리는 건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가요처럼 '8마디 이상 유사하면 표절'이라는 구체적이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표절 시비가 일어났을 경우 작가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위원회에서 표절 여부를 검토한다. 하지만 드라마에 사용된 소재와 내용이 클레셰(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사용되는 진부한 장면이 상투적 줄거리, 전형적인 수법 등)인지, 표절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드라마 판촉·홍보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홍보물은 주로 외주업체에서 제작하는데, 수많은 홍보물을 제작하다보면 비슷한 형태와 디자인의 홍보물이 만들어 질수 밖에 없다는 게 방송 관계자의 입장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홍보 판촉물도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해당 업체가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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