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자 아끼려 수비형 선수만 기용…패배 자초-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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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남녀단체전의 첫 경기에서 각각 영국·서독에 패퇴한 것은 예기치 못한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자단체전에서 서독에 일격을 당한 것은 충격적인 치명상으로 중공을 꺾고 우승을 쟁취해보겠다던 당초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서독은 79년 제35회 평양대회(한국불참) 때 여자단체전에서 9위에 머문 약체다.
남자단체전의 경우도 평양대회에서 10위였던 영국에 무릎을 꿇어 최소한 8위를 하겠다던 득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
이로써 한국 여자 팀은 앞으로「헝가리」(15일), 「체코 (16일), 「핀란드」·일본(17일) 및 「홍콩」(19일)에 반드시 전승해야 예선통과가 가능하고 18일 대중 공전에서 패할 경우 강호일본과 동률이 되어 세트 득실차로 준결승진출자격을 겨루는 미묘한 상황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이날 한국의 실망 적인 패배는 서독을 경시하여 선수기용의 실수를 저지른 것이 요인.
주전 이수자를 복식에만 출전시키고 단식엔 모두 수비형인 김경자·안해숙을 기용, 대세를 그르친 것이다.
한국코칭스태프는 힘의 탁구를 벌이는 「유럽」선수들에겐 이제까지 수비형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이수자를 아끼고 안해숙을 기용한 것이다.

<한국 a그룹 배정|가등서 항의소동>
「캐나다」「덴마크」「네덜란드」등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녀 팀이 모두A그룹에 배정된 것은 국제탁구연맹(ITTF)의 불공평한 처사라고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들은『서독과 영국에 참패한 한국팀이 A그룹에 속할 수 있느냐』며 지난 79년 평양에서 열린 제35회 대회에 출전도 못한 한국의 남녀 팀이 모두 A그룹에 배정을 받고 자기들이 하위 그룹에 속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ITTF에 항의.
ITTF사무총장 「토니·브룻스」씨는 이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나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한국 남녀 팀이 영국과 서독에 패한 것은 예상 밖의 불운이었다고 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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