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생 남녀공학 시·도별로 찬반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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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 시·도 교육위원회마다 중·고등학교남녀공학에 대한 기본정책이 서로 달라 중등교육이 지역 간의 균형과 일관성을 잃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마다 학교시설과 지역실정 등 여건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위의 경우 남녀공학을 확대 실시키로 하고 금년에 신설될 16개 중학교 가운데 12개교를 남녀공학으로 했다.
서울시교위는 남녀공학이 신입생배정 때 근거리 배정이 가능해 통학불편이 줄어들며 생활지도에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기존학교도 남녀공학을 신청할 경우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도교위에서도 사춘기 중·고교생을 굳이 남녀로 분리해 정서적 문제를 안겨줄 필요가 없다며 올해 신설되는 3개 중학교를 모두 남녀공학으로 했다.
충남도교위는 기존학교에도 점차 남녀공학을 권장할 것은 물론 앞으로는 남녀혼성학급 편성도 인가할 방침을 세웠다.
전남도교위도 남녀공학이 이성교육과 학습환경조성 등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신설되는 7개 중학교 가운데 2개교를, 5개 고등학교 가운데 3개교를 각각 남녀공학으로 했다.
이와는 반대로 부산시교위는 ▲남녀학생간의 실력격차 ▲생활지도상의 어려움 ▲변소시설 등 학교시설관리문제 등 때문에 남녀공학을 반대, 올해 신설된 9개 중학교와 1개 고교를 모두 남녀학교로 분리했으며 앞으로는 기존 남녀공학학교도 단계적으로 분리하기로 했다.
경북도교위도 올해 신설된 중학교 6개, 고교 7개를 각각 남녀학교로 분리키로 했다.
경북도교위는 남녀공학이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교과운영에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학교시설·교사 등의 부족으로 체육·실기실습지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남녀공학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경기도교위에서도 ▲여학교의 독특한 교육에 역행을 초래하고 교육지도·운영에 혼란야기 ▲학교시설관리의 어려움 ▲남학생의 여성화 경향 등을 이유로 남녀공학을 꺼리고 있다.
▲이중교수(고대사범대학)=장기적으로는 남녀공학 확대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남녀공학에 대한 의식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학교시설도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있는 현실 속에서는 남녀공학 확대에 따른 문제가 많을 것이다.
시·도교위별로 남녀공학 방침을 정할 것이 아니라 문교부가 장기계획을 세워 지역 간의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한다.
▲문교부 관계자=현재 각 지역 간의 교육여건이 달라 일률적으로 남녀공학에 대한 방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문교부도 이에 대한 장기계획의 필요성을 느껴 남녀공학 장·단점 및 시행방안을 연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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