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적자냐 흑자냐」시비|법정으로 번질 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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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공이 흑자냐 적자냐를 놓고 새경영자인 선경과 「걸프」에 주식을사서 선경에 팔았던 대한석유지주가 한치의 양보없이 날카로운 대립을 보이고 있다.
유공의 지주회사인 대한우유지주는 18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선경이 부당하게 회계처리 방법을 바꾼결과 지난해 영업실적을 7백74억원의 적자로 만들어 유공인수자금을 고의적으로 깎아내리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50%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입장에서 이같은 결산결과를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석유지주 관계자는 또 주주권익보호를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강구중에있으며 선경이 부당한 회계처리방법을 백지화하지않는한 소송제기도 불사하겠다고 말해 「유공이 적자냐 흑자냐」는 법정시비로까지 비화될 움직임이다.
이날 공시내용에 따르면 선경측은 지난해 12월23일 유공을 인수한후 결산일을 불과 1주일 앞두고 한햇동안 해오던 재고평가방법을 부당하게 바꾸어 3백20억원의 흑자가 나야할것을 거꾸로 7백74억원의 적자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선경의 추장대로라면 대한석유지주가 받아야할 유공매각자금중에서 7백억원을 못받게된다는 것이다.
한편 선경측에 따르면 유공을 인수한후 즉시 재고평가방법을 「걸프」가 해오던 후입선출법에서 선입선출법으로 바꾼것은 사실이고 이에따라 지난해 영업실적도 7백74억원의 적자로 결산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선경은 이같은일이 원래「걸프」가 부당하게 후입선출법에서 선입선출법으로 바꾼것은 원상태로 돌이킨것에 불과하며 한번 채택한 회계처리방법을 바꾸지 못하도록한 기업회계상의「계속성의 원칙」을 어긴것은 오히려 「걸프」측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선경관계자는 대한석유지주측도 지난해 「걸프」의 회계처리방법 변경에 대해 문제 있음을 지적했던 증거서류까지 가지고 있다고 반박하고「걸프」가 떠나면서 이익을 늘리기 위해 부당하게 재고평가방법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거듭주장했다.
그러나 대한석유지주측은「걸프」가 80년 재고평가방법을 바꾼것은 71년 원래 유공경영에 참여할때 투자액의 1백50%를 회수키로했던 당초약점을 지키기위해 불가피 했다고 설명하고 선경이 재고평가 방법을바꾸고 싶다면 지난해것은 그대로 인정하고 81년부터 적용시켰어야 마땅하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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