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히트」에만 집착 말고|다양한 특성 살리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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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앞으로 우리가요는 어뗳게 발전 될 것인가? 어떻게 지내왔으며 또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대중가요는 항상 이러한 여러 관심과 화제속에 시련을 겪고 또 발전해왔다.
앞으로 우리가요는 좀더 정리되어야하며 이 작업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요계의 다양성이다. 즉 여러 종류의 가요를 그 나름대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우리가요는 「트로트」풍「탱고」· 「라틴」계의 무곡, 모 젊은이들이 즐기는 통「기타」의「포크·송」, 그리고 전기「기타」의 「록」음악, 의상과 조명을 곁들인「디스코」,즉흥연주와 작곡·편곡을 동시에 하는 연주자의 멋인 「재즈」등 다양하다.
이런 많은 종류의 음악을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재창조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요계의 병폐는 남의 것을 모방하는 일이다.
즉 어떤 특정가요가 「히트」했다하면 모든 가요는 그런류의 노래로 집중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상업성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히 창작에 종사하는 작곡인들은 그들이 갖고있는 특성을 살려 상업성에만 집착하지 말고 다양성 있는 음악세계를 펼쳐나가는 것이 우리가요 발전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이럼으로써「팬」들은 각자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 즐기게 되고 대중가요는 발전하게되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주마다 인기순위를 정하되 곡의 종류별로, 즉 「컨트리·록」「리듬·앤드·블루스」 「디스코」등으로 나누어 순위를 정하는 것은 바로 가요의 다양화롤 위해서다.
나의 올해계획은 좀더 많은 사람, 각계각층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요계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다양한 활동을 펴겠다.
대마초사건에 관련, 5년이란 세월을 순수한「팬」의 입장에서 우리가요를 지켜보아 왔기 때문에 진실로 좋은 가요가 어떤 것이고「팬」들이 요구하는 가요가 어떤 것인가를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작곡가이니까 작곡에 전념하겠지만 상업성에만 치중하는 것을 떠나 다양성 있는, 부끄럽지 않고 정말 가요를 아끼는「팬」을 위해 훌륭한 가요를 작곡하는 것이 올해에 약속하는 나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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