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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동서 또 지하싱크홀 5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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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근 싱크홀과 초대형 동공이 잇따라 발견됐던 서울 송파구 석촌동 석촌지하차도에서 지하 동공(洞空) 5개가 추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 지역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새로 발견된 동공에서 서울시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18일 “지난 16일 광역 상수도관 근처에서 5.5m 길이의 동공을 발견한 데 이어 현재까지 총 5개의 동공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확인된 동공은 지하차도 중간과 입구 부분에서 발견됐다. 대학 교수 등 전문가로 꾸려진 서울시 조사단이 추가 동공을 조사한 결과 가장 규모가 큰 건 13m 길이에 깊이 2.3m이고 폭은 4.3m에 이른다. 5층 짜리 건물 크기다. 또 다른 동공은 5.5m 길이에 깊이 3.4m이고 폭 5.5m다. 나머지 동공 3개에 대해서는 정확한 크기를 조사중이다. 천 본부장은 “16일 발견된 동공은 상수도관이 근처에 있어 조사를 마친 다음 빈 공간 일부를 메우는 응급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엔 석촌지하차도 지하에서 길이 80m(폭 5~8m, 깊이 4~5m)에 이르는 거대 동공이 발견됐다.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출구 부근에서 발견된 싱크홀(폭 2.5m×길이 8m×깊이 5m)에 대한 원인 조사 과정에서다.

 추가 동공이 발견됨에 따라 싱크홀 원인 조사 및 복구 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석촌지하차도 지하에서 동공이 산발적으로 분포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원인 조사를 위해 석촌지하차도의 차량 통행을 완전히 중단시켰다. 현재 아스팔트에서 작은 구멍을 뚫는 시추 조사를 통해 또 다른 동공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인접한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인 920공구와 921공구에선 각각 6곳, 2곳을 시추했으나 동공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9호선 연장 공사로 인해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석촌지하차도 밑에서 쉴드 공법으로 터널을 뚫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쉴드 공법은 지면에서부터 땅을 파내려가는 굴착 공법과 달리 기계로 터널을 뚫는 방식이다. 시는 기계를 통해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지하차도 밑 토사가 터널 공사 현장으로 휩쓸려 내려갔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하차도 근처 건물 안전엔 현재까지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천 본부장은 “계측기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안전 문제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동공 발견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석촌지하차도 옆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임지성(36)씨는 “지하차도 통행이 금지돼 손님이 확 줄었다”며 “오는 손님마다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인근 건물에선 기울기 등을 측정하는 계측기가 설치돼 있었다. 길이 80m 거대 동공 발견된 근처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모(65·여)씨는 “마음 같아선 어린이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 더 불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하차도 근처 원룸에서 만난 50대 송모(여)씨는 “동공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부턴 붕 떠서 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문채석(고려대 영어영문) 인턴기자

◆싱크홀(sink hole)과 동공(洞空)=지표면 충적층(모래·자갈)이 지하수로 유실돼 지반이 내려앉아 형성되는 구멍을 싱크홀이라고 한다. 동공도 이와 마찬가지 원리로 지반이 침하돼 생긴다. 다만 표면은 남아 있고 그 밑부분이 비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표면이 내려앉아 동공이 밖으로 드러난 게 싱크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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