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중에 고문도 받았다|미 인질들,고국의 가족들과 전화서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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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일 상오(현지시간) 서독에 도착한 미 석방인질 52명은 도착 즉시 미군 「버스」 편으로 「프랑크푸르트」 서쪽 30㎞ 지점의 「비스바덴」 미 공군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은 병원 도착 즉시 본국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건 뒤 병실 침대에 누워 첫날을 보냈다.
한편 인질보다 늦게 서독에 도착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먼데일」 전 부통령 등과 함께 「레이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병원을 방문, 석방 인질들과 만나고 「레이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비스바덴(서독)=이근양 특파원>
○…「비스바덴」에 돌아온 52명의 석방 인질들은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통해 자신들이 억류생활 기간에 겪었던 악몽과 같은 순간들을 폭로했다.
「비스바덴」으로 오는 수송기 안에서 1차로 석방 인질들을 검진한 군의관 「찰즈·리고」 상사는 기자들에게 인질들이 고무「호스」, 장식이 달린 혁대 등으로 구타당한 혼적이 있었으며 일부는 국부에 심한 타박상이 있었다고 밝히고 적어도 1명 이상이 1년 넘게 독방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대사관을 기습,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았던 「이란」 과격파 회교학생들은 인질들로부터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여자 인질들과 「루렛·게임」을 하고 말을 듣지 않는 인질들에게는 폭행을 가하고, 특히 탈출을 시도한 인질들을 몇 달씩 독방에 가두고 심리적으로 괴롭혔는데 건강 때문에 작년 8월에 석방된 「리처드·퀸」 전 미 부영사를 비롯한 몇몇 인사는 근 5개월 동안 창문이 없는 지하창고에 갇혀 있었으며 하루에 단 20분도 신선한 공기를 쐬지 못했다는 것.
○…이번에 풀려난 「브루스·라이겐」 전 미 대리대사는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이 점령된 후 과격파 「이란」 회교학생들로부터 「이란」을 떠나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동료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떠날 수 없다고 고집, 이번에 같이 석방됐다.
미 CBS방송은 「라이겐」 대리대사가 단독석방을 완강히 거부했으며 다른 인질들도 한결같이 거짓 자백을 하고 반미집회에 참석하면 석방해주겠다는 유혹을 완강히 뿌리쳤다는 것.<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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