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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위안부 할머니, 밀양·강정마을 주민 만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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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호 04면

“한국에, 특히 노년층과 젊은이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남은 이틀도 약자 보듬기

 교황 프란치스코의 한국 땅에서의 첫 트위터 내용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16일 방한 사흘째를 맞았다. 그동안 교황은 아시아의 청년들을 만나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남은 30여 시간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 날에는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교황은 방한 첫날부터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을 위해 기성세대가 평화를 선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다.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정의(正義)의 결과’라는 성서 구절도 인용했다. 남은 이틀도 우리 사회의 갈등과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설파할 예정이다. 특히 과거로부터 피해를 받아온 이들을 위로해 묵은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묻어난다. 앞서 교황청은 18일 미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밀양·강정마을의 주민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초대한 데 이어 남북 분단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들도 초청했다. 교황은 북한 내 가톨릭 신자를 만나고자 했지만 북측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지난 팔레스타인 방문 때와 비슷한 강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거쳐 팔레스타인에 입성한 교황은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의 어린 아이들이 이곳 베들레헴에서 학대받고 고통당하고 있다”며 약자인 어린아이들을 위한 평화의 강론을 펼쳤다. 같은 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과 만난 자리에서도 “압바스 수반은 평화론자이자 평화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느냐”며 “평화와 우애, 조화의 필수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화를 위한 행보는 말에만 그치지 않았다. 중동 방문 한 달 뒤 교황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압바스 수반을 직접 바티칸으로 초대해 기도회를 열었다. “화해에는 전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평화를 촉구했다.

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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