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대중음식-자율결정 허용 후 일제히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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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수원 등지의 대중음식값과 다방 차 값이 제멋 대로다. 당국이 설렁탕 등 14개 대중음식과 「코피」를 뺀 나머지 음식값·차값을 모두 자유화하자 대부분의 업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값을 올려 받고 있으나 질과 「서비스」는 전혀 나아진 것이 없어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가격 자유화가 곧 인상이냐』며 분개하고 있다. 서울시가 1일부터 20일까지 새로 가격을 신고해 온 음식점 7천3백50개소(전체9천59개소의 81%)의 평균음식값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주요 음식값은 종전보다 평균 22.4%나 올랐고 차 값은 종전보다 무려 44.2%나 올랐다.
이들 업소들이 새로 신고해온 평균인상가격을 보면 ▲비빔밥은 1천1백26원으로 종전규제가격(9백40원)보다 20% ▲불고기백반은 2천2백70원으로 종전(1천7백50원)보다 30%올렸다.
또 중국음식인 ▲간자장은 평균 6백26원으로 종전(4백70원)보다 33% ▲삼선자장은 9백61원으로 종전(7백원)보다 37%나 인상했다.
이밖에 다방 차 값은 ▲쌍화차가 4백79원으로 종전규제가격(2백90원)보다 65% ▲인삼차는 4백29원으로 종전(2백90원)보다 48%올려 받겠다는 것이다.
한편 수원시내 음식값과 차 값도 지난 16일부터 최고44%에서 15%까지 올랐다.
수원시내업소들은 지금까지 한 그릇에 9백40원하던 설렁탕과 비빔밥을 1천1백원으로 올렸고 자장면과 우동은 3백50원에서 4백50원으로, 짬뽕과 간자장은 4백50원에서 6백원으로, 잡채밥은 종전9백 원에서 l천3백 원으로 44%나 올려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소의 질과 서비스 는 전혀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회사원 안병윤씨(31·서울 미아7동)는 「자주 이용하는 영등포동 K한식집은 1일부터 곧바로 1천1백원 받던 갈비탕을 1천3백원씩 올려 받고 있지만 멀건 국물에 조그만 갈비 2조각이 든 것은 여전하다』고 말하고 『값을 올렸으면 질이라도 조금 나아져야할게 아니냐』며 업자들의 양식을 나무랐다.
가격의 자유화는 l2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서울시내 대부분의 음식점·다방들은 그동안 신고가격을 지키지 않은채 멋대로 값을 올려 받아왔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1천 원 받도록 되어있는 갈비탕을 1천1백∼1천2백 원씩 받아왔으며 1천8백50원 받도록 되어있는 일식집의 매운탕 값을 2천∼2천5백 원씩 받아온 실정이다.
또 대부분의 다방들도 2백90원 받도록 되어있는 인삼·쌍화차 값을 3백50∼4백50원씩 받아왔었다.
당국의 종용에도 아직 상당수의 음식점이 가격신고를 않고 있는 것은 불경기로 가뜩이나 적은 손님을 뺏길까봐 두려워하기 때문.
이에 따라 내년에 경기가 호전되면 더욱 값을 올려 받을 조짐도 크다.
서울시당국자는 이 같은 실정에 대해 『묶었던 것을 한꺼번에 풀어주는데 따른 일시적 부작용이다』고 지적하고 『1∼2개월쯤 지나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자리가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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