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활동 현실과 거리 먼 것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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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 여성단체협의회에 가입된 여성단체의 수가 20여 개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들의 설립취지가 명칭만큼이나 다양하겠지만 공통된 몇 가지를 찾아보면 여권신장·여성의 잠재력개발·사회봉사활동이 아닌가한다.
그런데 신문에 비친 그들의 활동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각 여성단체들이 진정 가정주부나 소외된 여성들을 위해 실질적이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일부 특수층을 상대로 공적인 명분 없는 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때가 많다. 큼직한 상금을 건 서예경연대회·「테니스」강습회·송년「파티」를 위한 실내장식 및「케이크」강습회, 심지어는 미혼남녀의 사교모임을 개최한다는 게시판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실정에 비추어 일반가정주부들에게 지나치게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지금 불우 이웃돕기성금이 안 들어와 대부분의 구호단체들이 영하의 추위에 떨고있다고 하는데 모든 여성단체들이 다루어「바자」다, 무슨 모임이다해서 성금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지금 각종 정당들이 다투어 창립되고 있고 많은 여성단체대표들이 이에 가입하고 있다. 물론 여성들도 각 방면에 진출해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긴 하지만 여성단체는 그 나름대로 특유의 기능을 잃지 말아야 한다.
행여나 잿밥에 마음이 더 쏠리고 있지 않나 염려스럽다. 그리고 사치스런 각종 행사보다는 육아법·모자보건·기초과학·실생활에 연관 돼 알아둬야 할 법률상식 등 실질적이고 필요한 강좌의 개최 따위에 주력해줬으면 한다. 임정자(서울 종로구 관수동3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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