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일가 250억 상당 미국내 도피재산 환수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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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유병언(73ㆍ사망) 청해진해운 회장의 차남 혁기(42)씨를 포함한 일가의 미국 도피 재산에 대한 환수절차에 착수했다. 유 회장일가 명의의 미국 현지 부동산만 캘리포니아소재 하이랜드스프링스 리조트(1500만 달러) 등 2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14일 “최근 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라 미국 정부에 유 회장일가의 횡령ㆍ배임 등 범죄사실과 함께 현지 재산에 대한 범죄수익 환수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측은 지금까지 파악된 유 회장일가의 미국 현지 부동산 보유 현황도 함께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미국내 재산은 캘리포니아 소재 ‘123농장’을 포함한 하이랜드스프링스 리조트가 규모가 가장 크다. 현재 가치는 1500만달러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리조트는 1990년 유 회장이 ㈜세모 명의로 675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99년 세모그룹의 법정관리 직후부터 ‘베어패밀리 호텔 리조트’(2000년)→‘하이랜드 컨퍼런스 앤드 트레이닝센터’(2004년)로 소유주가 계속 바꼈다. 그 사이에도 유 회장은 리조트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맡아왔고, 혁기씨가 현재 계열사명의로 20%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외에 혁기씨는 뉴욕주 파운드리지의 고급 저택(345만달러)과 뉴욕 맨해튼시내 아파트(172만달러),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도 주택(103만달러)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섬나(48)씨와 차녀 상나(46)도 각각 뉴욕 샌즈포인트 저택(195만달러)과 뉴욕주 앨몽크의 주택(359만달러), 맨해튼 아파트(103만달러) 등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현지 사법당국은 한국 검찰이 보낸 혁기 씨 등 일가의 범죄사실에 따라 개별 재산이 한국에서 불법송금된 범죄수익으로 구입한 재산이 맞는 지를 검증한 뒤 동결 및 몰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혁기씨 등이 현지 법원에 현지 부동산의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해 국내 계열사로부터 횡령한 범죄수익이 아닌 별도 합법적인 자금원을 소명할 경우 일부에 대해선 환수가 어려울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재용(50)씨가 보유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 주택에 대해 미국 정부에 환수를 요청해 매각대금 중 융자금 등을 제외해 72만달러에 대한 몰수절차를 진행중이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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