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증세」가 부쩍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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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혈압이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커다란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혈압의 유발인자가 되는 순환기계 질환은 79년도 우리나라 질병별 사망률의 1위를 차지, 전체사망자의 35·4%의 비율이었으며 이러한 숫자는 인구10만 명당 2백24명이 혈관계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평상시 혈압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40대 이상 남자에서는 두드러진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김준석씨(고려대 의대 흉곽내과)「팀」이 금년 1월부터 10월까지 이 대학 부속병원에서 직장채용 신체검사를 한 8천1백5명(남자7천6백27·여자4백28)의 혈압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분석결과에 따르면 남자대상자중 고혈압증세(최고혈압 1백50·최저혈압 95이상 중 1항목이상 해당자)를 보인 사람은 20대가 4·57%, 30대 8·12%, 40대 10·25%, 50대 20·2%, 60대13·95%로 나타났다.
또 최저혈압 90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72년 이 병원에서 조사한 7백39명의 사무직 종사자와 금년도 사무직 종사자를 비교해 보면 8년간 20대에서 4·9%, 30대에서 8·5%, 40대에서 20·9%, 50대에서 29·1%, 60대에서 23·8%가 각각 증가해 전체적으로 혈압이 높아졌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는 사무직(1천8백2명)에 비해 육체근로자(5천8백25명)쪽이 더욱 혈압이 높다는 사실도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최고혈압 1백50이상, 최저혈압 90이상을 기준으로 양「그룹」을 비교해 보면 20대에서는 32·7%, 30대에서는 30·8%, 40대에서는 19·6%나 육체근로자 쪽이 더 많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여자의 경우는 고혈압증세가 20대와 30대는 각각 6·3%, 3·6%로 남자에 비해 낮으며 40대에서 25%, 50대에서 39%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김씨는 『단 한번의 검사로 고혈압·저혈압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며 채용시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렇지만 식생활개선 등 혈압에 좀 더 유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고혈압은 일종의 문화병으로 혈압을 올리는 인자로는 소금·「스트레스」·과로 등을 들수 있다.
그 중에서도 소금이 가장 위험한 인자로 소금 속의「나트륨」이 체내에 들어가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식생활은 소금을 많이 쓰는 식단이어서 하루 25∼30g씩을 섭취하는데 비해 미국은 10g, 일본은 15g씩을 섭취하고 있으며 이들 나라는 그 나라마다 10g이하로 줄이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조사에서 육체근로자의 혈압이 사무직에 비해 높은 것은 거의가 소금기가 많은 짠 반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사무직에 있어서 8년 전에 비해 혈압이 높아진 현상은「스트레스」와 과로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때문에 직장인들은 평소에 쌓이기 쉬운 「스트레스」와 피로를 적당한 운동, 단란한 가정생활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자료를 분석한 관계자들의 조언이다.<이충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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