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축구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지난 12~13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제2회 여성부장관기 전국여성 축구대회'.

대회 규정을 살펴보면 사실 '아줌마 축구대회'가 더 어울린다. 20대는 기혼자만 가능하며 출전 선수 중 20대는 2명 이하, 30대는 6명 이하로 제한된다. 선수협회 등록 선수는 출전 자격이 없다.

아마추어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엔 전국에서 지역 예선을 거친 24개 팀이 출전했다. 경기 시간은 전.후반 15분씩. 12일 예선 리그를 벌여 여섯 팀을 추린 뒤 다음날 결선 리그 및 결승전을 벌였다. 그래서 예선전에 나온 많은 팀의 구호가 "자고 가자!"였다.

사실 헤딩이라기보단 공이 머리에 와서 맞는 경우가 더 잦았고, 제대로 차기보다는 헛발질이 더 많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투혼은 뜨거웠다. 넘어지길 마다하지 않았고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다시 뛰었다.

경기 규칙을 잘 몰라 파울이 속출했다. 가장 많은 것이 '스로인 파울'. 두발 모두 땅에 고정하고 공을 던지는 기술이 영 어색했나 보다.

가장 황당했던 건 골키퍼의 핸들링 파울. 상대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한 골키퍼는 골 에어리어 바깥으로 뛰쳐나와 공을 잡고 도망쳤다. "왜 파울이냐"며 따지는 골키퍼에게 심판은 한참이나 규칙을 설명했다.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 김남선 사업과장은 "3년 전엔 전국에 5개, 월드컵 이전만 해도 30개에 불과했던 여성축구팀이 일년새 86개로 급증했다"며 "축구야말로 경비 부담 없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생활 체육"이라고 말했다. 영예의 우승컵은 결승에서 울산 동구 독수리 여성축구단을 2대0으로 물리친 서울 마포구 여성축구단이 차지했다.

손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