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퍼터로 감잡은 박인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절친한 동료이자 동생인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의 퍼터로 ‘컴퓨터 퍼트’ 감을 되찾고 있다.

 퍼터에는 크게 말렛형(반달형)과 블레이드형(일자형)이 있다. 박인비는 지난 5년간 날카로운 송곳니 두 개가 튀어나온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말렛형 퍼터를 써 왔다. 이 퍼터로 박인비는 2012, 201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8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메이저 3연승의 영광을 안겨준 보물이자 애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 때 헤드 페이스의 홈이 갈라져 수리한 이후 예전 같은 롤링이 나오지 않았다. 박인비는 여러 가지 퍼터를 쓰면서 감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성적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짝을 이룬 유소연의 퍼터를 사용해 보고선 결심이 섰다. 5년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블레이드형이지만 다음 주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결국 용품업체에 의뢰해 유소연과 같은 퍼터를 들고 마이어 LPGA 클래식에 참가했고, 효과를 보고 있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골프장에서 열린 마이어 LPGA 클래식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중간합계 13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렸다. 12언더파 2위에 오른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최종 라운드에서 박인비와 함께 경기를 한다.

 블레이드형은 빠르고 민감한 그린에 유리하고, 말렛형은 느리고 먼 거리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블레이드형으로도 롱 퍼트를 잘 요리했다. 14번홀 10m 이상 거리에서 버디를 낚았고, 16번홀에서는 더 먼 거리를 버디로 연결했다. 박인비는 “롱 퍼트가 잘 됐다. 최근 이렇게 먼 거리에서 퍼트를 성공한 적이 없다. 새로운 퍼터가 예전 퍼터보다 라인대로 잘 굴러가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J골프는 최종 라운드를 11일 오전 8시부터 녹화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