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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들, 캐나다구스 옷감으로 전통의상 제작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87호 12면

캠핑의 가이드를 맡았던 이누이트족 일라이자. 빙하 상태를 긴 막대기로 감지한다.

이번 북극 여행의 관문이 된 폰드 인렛은 이누이트족의 생활을 엿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이누이트족의 자치령인 누나부트 준주(準州) 소속으로, 약 1500명의 원주민이 이곳에 산다. 350가구가 거주하며, 주수입원은 사냥. 먹거리를 나누고 한 해 23마리로 제한된 북극곰 포획은 특정 가구에 쏠리지 않도록 공동체 생활을 유지한다.

캐나다 국민이지만 전통 문화를 지켜가는 이들의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학교에서는 영어를 배우지만 전통 언어를 고수한다. 목구멍에서 울림소리를 내는 ‘쓰로트송’을 하는 젊은이도 많다. 고유의 의복도 일상에서 스스럼 없이 즐긴다. 여행 중 마을에서 만났던 여자들 대다수가 ‘아마우티크(Amautik)’라는 외투를 입고 있었다. 큰 모자가 뒤로 젖혀진 형태의 옷은 어린 아이들을 업고 다니기에 좋다고 한다. 다만 물자와 기술이 부족한 게 늘 문제였단다.

최근 이를 해결하는 계기가 생겼다. 아우터 의류를 생산하는 캐나다구스와 북극권 전문 항공사 ‘퍼스트 에어’가 이들을 위해 작은 나눔을 펼치기 시작했다. 캐나다 북부 지역 주민들이 전통 외투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캐나다구스 점퍼에 쓰이는 옷감·지퍼·단추 등을 제공하는 것.

2010년 누나부트의 주도 이칼루이트와 이곳에 이어 지난해엔 퀘백 쿠주아크와 누나부트의 랜킨 인렛에도 특별한 기부를 진행 중이다. 6월 16일에는 폰드 인렛에서 행사가 열려 주민 대다수가 겨울용 의류 자재를 준비했다(왼쪽 사진).

폰드 인렛의 경우 재봉 기술은 누나부트 출신의 미카 아타루타크가 가르친다. 그는 토론토에 있는 캐나다구스 디자인팀에서 20년간 일하면서 극지방에 맞는 파카 디자인을 도맡아 오다 고향으로 돌아온 인물이다. 기부 행사장에서 만난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미소와 함께 답이 돌아왔다. “누군가 내 손길이 필요했으니까요. 그게 내가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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