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공식품 개발은 「간접 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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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의 집약농업기술 수준은 관개농, 기술혁신의 단계를 넘어 최고도인 구조적 개혁(Structural Reform) )단계에 와있다.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공식품을 통한 「간접증산」 에 기대를 걸수밖애 없다. 가공식품이 우리생활에 성공적으로 자리하게 되느냐, 안되느냐에 식량난 해결의 성패가 판가름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60년대 말부터 식품을 가공하는뎨 관심을 보여오기 시작, 십여년이 지났지만 가공식품이 그나마 성공한 분야는 과실류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많은 식품가공학자들이 이 방면에 관심을 기울여 연구를 거듭하고 있어 그전망은 밝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윈 가운데 가공기술을 이용, 식품개발을 도모할수 있는 것으로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아직 이용되지 않은 것, 둘째 이용도가 낮은 것, 세째 기호도가 낮은 것등. 여기에 영양면을 고려, 우리에게 부족한 단백질· 무기질(칼슘·철)· 「비타민」B 그룹등의 함유량이 풍부한 식품을 골라 가공식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아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이 해조류와 어패류등 수산자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일찍부터 수산물과 친근해온 우리 식생활로 보아 쉽게 친숙해질 소지가 있다.
4백여종의 해조류중 우리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것은 김·미역·다시마등 극소수. 가공처리를 통해 해조류 특유의 씁씁한 맛과 냄새를 없애 식품으로 개발하는데 노력해야한다.
어류 역시 좋은 식량자원이나 저장상의 문제해결이 급선무. 현재 가공식품으로 어묵과 통조림 등이 나오고 있는데 보다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나오고 있는 생선인 조육(생선을 쇠고기처림 만든것) 이나 「유럽」 등지에서 개발된 농축어류단백질 (FPC=생선의 지방과 냄새률 제거하여 흰 가루로 만든것) 물 밀가루와 섞어 복합 분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연구해 볼만하다.
현재 소비감소로 인해 생산량이 계속 저하되고 있는 두류·감자·고구마등은 증산가능성이 매우높으므로 가공식품으로 소비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콩을 이용한 인조육이나 식물성 우유등이 우리 나라에서 개발, 시판된 적도 있으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수그러든 상태. 현재 시중에는 동방유량의 「그린 밀크」, 정식품의 「베지밀」콩 가공식품으로 나와있다.
보리의 경우 가장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인데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절단맥으로 가공, 쌀과 함께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절단맥이란 보리의 검은 고랑부의를 절단하여 도정하는 것으로 소화나 취반의 어려움을 없애고 크기나 색깔등 시각적으로도 쌀과 비슷한 장점을 갖는다.
이철교수 (고대 식품가공학) 는 『산업화에 따라 기본생활구조인 의생활과 주생활은 변모해가는데 유독 전통적인 식생활을 고집하려드는 국민의식이 문제』 라고 말한다.
신현경박사 (KIST식품공학연구실) 는 「인조」라는 낱말에 대한 묘한 거부감이 가공식품을 외면하게 만든다』 고 말했다.
식관습은 변화될 수 있는 것이리만큼 국민각자가 선입견을 버리고 가공식품과 친밀해지도록 노력해야할것이다.<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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