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이도령 나이에도 신경썼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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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BC-TV가 개국기념과 추석을 즈음해 우리의 대표적인 고전인『대춘향전』을 10년을 두고해마다 주제를 달리하여 방영하겠다는 의욕적인 장기계획하에 올해에도 3일간 『대춘향전』 을 방영했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춘향역을 TBC는해마다 공개모집을 통해신인을 기용, 새로운「스타」를 발굴하고 키우는작업도 아울러 하고 있다.
작년에는 응모자가운데 춘향감이 없어 기존 배우를 기용했으나 올해는신인 이경표양에게 춘향역을 맡겼는데 이양은첫 연기치고는 과히 거슬리지않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 주었다.
다만 춘향과 이도령이 이팔청춘이라고 극중에서도 나이를 밝히고 있으나 이도령역의 노주현은앳된 맛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 내년부터는 이도령역의 나이에도 신경을 써서 배역을 정했으면 한다.
같은 작품을 해마다 공연하자면 그때마다 작품의 해석을 달리 하고 해마다 다른 주제를 강조하는등 변화를 주어야하는데 올해에는 「상봉」「원앙」「수절」3부로 나누어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면서 해학적인 면을 곁들였다.
그러나 이도령이 이별을 고하자 물건들을 방밖으로 내던지면서 울고불고 하는 춘향이나,계속 『이놈,저놈』 하면서 이도령의 멱살을 잡고 포악을 떠는 월매나, 두여자의 몸부림에 쩔쩔매는 우유부단하고 바보스러운 이도령의 성격절정이 의아스러웠다.
○…요즈음 TV「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여론 가운데서 가장 인기있는「프로」중의 하나가 「스포츠」중계가 아닌가 한다. 「스포츠」 중계의 성공여부는 우선 내용있는 경기의 선택이 중요하겠지만 좀더 수준높은 경기감상을 위해서는「스포츠」해설도 중요하다.
그러나 권투의 오일용씨, 농구의 김영기씨와 같이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해설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내용없는, 극히 상식적인 해설을 일삼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MBC-TV의 이철원 「아나운서」 는 「스포츠·캐스터」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풍부한 지식과 차분한 진행으로 경기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일부 해설자들은 옛날에 그분야의 운동믈 했었다는 관록만으로 해설아닌 해설을 하는가하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겐 우상일수도 있는 이름있는선수들을 자기가 선배라는 이유로 마치 수하 사람처림 마구 호칭하고 천박한 말투와 용어를 씀으로해서 「스포츠· 프로」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스포츠」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가는 이때 각 방송국은 공부하는 해설자 발굴에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김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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