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자력성장 힘쓰도록"|"중규모 기업 지원을 강화|장기계획 세울 땐 대담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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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두환 대롱령은 18일 『수출금융이 악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고 『기업인들은 정부에 의존만 하려하지 말고 자력으로 기업을 성장·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승윤 재무장관으로 부터 재무부의 주요업무 현황을 보고 받고『그동안 기업인들이 경험과 지식을 많이 축적한 만큼 기업의 내실을 기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체질개선을 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정책금융은 극히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자제토록 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중소기업도 아니고 대기업도 아닌 「중간급」기업 중 착실한 기업들에 대해 특히 지원을 해 주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은 공평을 기해 약삭빠르고 재주좋은 업자보다는 정직하고 성실한 업자에게 더 좋은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적자수출을 계속하는 업자에게는 정부지원을 끊어 과감하게 도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안 팔리는 물건을 외국창고에 옮겨만 놓고 수출금융을 지원받는 거짓 수출에 대해서는 엄격히 조치하도록 당부했다.
전 대통령은 『세금을 많이 부과했다가 뒤에 깎아주는 식의 흥정을 하지않고 사명감을 지니고 일하며 납세자의 불신을 받지 않는 세무공무원의 양성과 이러한 방향의 정신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탈세를 하면 나라재정이 멍드는 만큼 세무공무원은 업무수행을 하기에 충분한 지식도 필요하나 그에 앞서 인간이 되는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통령은 『과외학생 지도를 하지 못하게 된 대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기적인 지원계획을 수립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전 대통령은 17일『앞으로 5차5개년 계획을 비롯해 장기경제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과거계획의 수치만 바꾸는 안일한 방식을 취하지 말고 변천해 가는 국제경제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대담한 경제계획을 세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전 대통령은 이날 경제기획원으로부터 당면 중장기 경제현황과 정책목표 등에 대해 보고 받고 『세계적인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데는 부총리 이하 전경제장관들이 비관을 버리고 사명감과 자신감을 갖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 『경제관료는 물론, 기업인 근로자 모두가 충분한 지시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난국을 충북히 극복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모든 문제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통령은 『적자운영으로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정부관리업체가 보수나 퇴직금을 많이 주는 것은 정부재산을 축내는 행위』라고 말하고 『모든 정부관리업체의 운영실태를 총점검, 통합할 것은 통합하여 경영합리화를 기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전 대통령은 예산관리에 있어서는 국민의 세금을 아껴쓴다는 입장에서 특히 인건비 등 경상비 지출에 신중을 기하도록 당부했다.
전 대통령은『대규모 공무원 부정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경제시책, 일중가격제 및 제도 등을 근원적으로 현실화하고 합리화하여 공무원 부정의 소지를 없애고 경제의 합리화를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경제부처간에 이견이 있으면 진지한 토론을 거쳐 부총리가 이를 강력히 조정 통제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자기 부처의 입장이나 장관의 체면에만 집착하는 일이 있으면 그러한 장관은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전 대통령은『고급인력의 확보가 절실하므로 이를 정부차원에서 조속히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당부하고 『국민학교 육성회비 관리가 잘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으니 공정하게 관리토록 하라』고 촉구했다.
3시간15분에 걸친 이날 보고에는 남덕우 국무총리서리· 장덕진 경제과학심의위원·김경원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으며 전 대통령은 보고가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오찬을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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