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의 이상기후|"곡창"들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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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김건종 특파원】세계 각국의 이상기후로 인해서 금년도 농산물이 큰 피해를 보는 바람에 앞으로의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물론 세계의 농산물 수출입 거래질서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광활한 미 서남부의 곡창지대가 극심한 가뭄과 살인적인 더위로 타격을 입는가 하면 소련은 혹독한 추위에. 호주와 태국은 심한 한발에 시달리고있다.
특히 세계 식량생산의 50%이상을 점하는 미국의 작황이 예년에 비해 평균 10%나 감소됨으로써 미국산 농산물용 대량 수입하고 있는 한국일본 EEC제국들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 농무생이 최근 발표한 미국 내 추수예상량을 보면 79년에 77억6천만「부셀」을 수확했던 옥수수가 14%가 감소한 66억5천만 「부셀」, 콩은 79년의 22억7천만「부셀」에서 17%가 줄어든 18억8천만「부셀」에 불과하다.
다행히 밀은 전년보다 9% 증가한 23억2천만「부셀」, 쌀은 79년의 1백37억「파운드」보다 7%증가한 1백46억「파운드」여서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한국도 많이 수입하는 원면은 작년의 1억4천6백만 짝에서 12% 감소한 1억2천8백만 짝으로 예상된다.
미 농무성이 발표한 6개 주요농작물의 금년도예상수확량은 작년보다 평균 10%나 감소했다.
더구나 이 예상마저 지난8월1일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8월초 「텍사스」지방을 강타한 태풍「앨런」호의 피해를 계산하면 금년도 곡물 추수 량은 더욱 줄어들 것 같다는 게 미 농무성의 예상이다.
이 같은 미 농무성의 보고서가 발표되자「시카고」나「뉴욕」의 곡물거래소를 비롯한 미 국내주요 곡물시장에서는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는 등 예민한·반응을 보이고있다.
작년에 평균「부셸」당 3·71 「달러」하던 밀은 금년 들어 3·83「달러」로 상승했다. 6년 내 최악의 흉작이라는 미국의 사정 때문에 가축사료의 부족현상이 이미 얼기 시작했고 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소· 닭 등 육류가격과 낙농제품가격의 폭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것이 미 농무성 당국자의 견해다.
한국은 연간 미국으로부터 6천만「부셸」의 밀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전체수확량의 2·5%나 된다.
「카터」정부는 이번 흉작이 예상되기 훨씬 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대소 곡물수출금지조치를 단행한바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 조치는 미국 내 흉작사정을 크게 도와주고 있는「아이러니」를 낳고있다.
전문가들은 미소 같은 대농작물 생산국이 주로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세계 곡물시장의 가격과 유통질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며 이 같은 현상은 한국 같은 군소 곡물 수입 국에도 최소한 2∼3년 간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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