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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의 신문·통신들 내우외환-인플레·과당 경쟁·노사분규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들어 영·미의 사활을 건 신문 전쟁은 극에 달한 느낌이다. 영국의 경우, 가장 오래된 일요신문인 「업저버」지가 30일 폐간을 선언했고 「로이터」통신도 1백50년의 역사상 처음으로 노사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다. 또 미국의 「뉴욕·타임즈」지는 곧 항공우송료를 줄이기 위한 전국 판 발행에 들어가게 된다.
「타임즈」지의 1년 가까운 휴간에 뒤이은 「업저버」·「로이터」의 곤경은 1930년대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영국의 경제상황에다가 「영국 병」으로 일컬어지는 노사분쟁, 그리고 외국자본의 공세라는 안팎의 시련이 겹친 결과다.
「업저버」지 경영진은 30일 약 1천명의 종업원들에 전원 해임을 통고하고 오는 10월19일판을 마지막으로 동지를 폐간할 것이라고 발표, 임금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종업윈 사이에 오랜 분규를 보여온 「업저버」지는 1백89년만에 완전히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한편 명문 통신사 「로이터」는 지난달 25일부터 중역이나 부장급이 현장에 나와 편집이나 「뉴스」배신의 일을 손수 하는 실정. 동사 「뉴욕」지사에서의 노동협약개정 교섭이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신문계의 「언론자유」를 위협하게 까지 된 이 둘 명문언론기업의 위기를 전문가들은 3가지 이유를 들어 풀이한다.
첫째, 「타임즈」나 「업저버」가 모두 외국 석유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 「타임즈」의 사주「톰슨」경의 지반은 「캐나다」북해 석유개발로부터 얻은 수익금을 「타임즈」사의 운영에 돌려 쓰고있다. 또 「업저버」를 실제로 움직이는 배경은 미 「어틀랜틱·리치필드」라는 세계적 석유회사다. 「업저버」에 과거 3년간 투자한 돈만 5백억원에 이르러 「리치필드」는 「업저버」운영에 사훈을 건 느낌이었다.
둘째, 경제 악화에도 불구 한 과당경쟁. 「런던」에서 발행되는 주요지는 조간 9개지, 석간2개지, 일요지 7개지 등 18개다.
이들 신문은 모두 20%를 넘는 「인플레」 때문에 지대인상이 불가피했고 광고수입도 부쩍 줄었다. 이 같은 추세가 몇 달 동안 계속되면 석간지 중 몇 개는 곧 문을 닫게 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셋째, 이들 신문의 위기를 보고 파상 공세를 펴는 외부의 압력을 든다. 「데일리·텔리그래프」계열 같은 보수 지는 『「엘리자베드」여왕·「대처」여사가 보는 애독 지』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보수당 정권 하에서 오히려 재미를 보고있는 형편. 한편으로 다국적 기업인「론로」사가 영지매수를 꾀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이어 전국 지 발행을 서두르고 있는 「뉴욕·타임즈」지의 표정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윌터·매트슨」사장은 전국 지 발간에 대해 중서부지역의 애독자에게 신문을 보내는데 드는 항공편 송료부담이 너무 커 『부득이했다』고 말하고있는 실정. 동사간부 「렌·해리스」씨도 『전국 판을 관례화 할 의도는 전혀 없다』며 『중서부지역의 관련 기사는 미국전체의 「뉴스」가 될 때만 실릴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전국 판은 「시카고」에서 발행하며 아침식사 전에 「시카고」지역뿐 아니라 「미니애폴리스」「세인트루이스」「신시내티」「디트로이트」등 중서부의 주요도시. 그리고 「텍사스」나 서부 해안지역의 오지까지 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국 판에 실릴 내용은 국내 및 주요 외신기사를 1면에 싣고, 경제계·특집기사, 그리고 뒤에 「뉴욕」판에서 빠진 주요 지방기사를 싣는다는 식이다.
어쨌든 「뉴욕·타임즈」의 전국 지 시도는 운영 난을 「커버」하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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