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간 "영감"생각하며 쓴 산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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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5세에, 10여명의 손자를 둔「할머니」가 주부백일장 (한국여류문학인회주최)에서 3등을 했다. 주최측에서 내준 제목『약속』을 갖고 할머니는 돌아가신 「영감님」을 생각하며 산문을 써서 입상했다.
『노후에 들어서 호젓이 살기로 약속해놓고 혼자 떠나셨다는 내넋두리를 쓴것뿐입니다.』
1백30여명의 이날 참가자들을 놀라게한 전성신할머니(서울용산구보광동231의54)는 그러나 시간에 쫓겨 별로 만족할만한 작품이 못됐다고 아쉬워한다.
전할머니는 이미 여러군데 주부백일장이나 독후감모집에서 입상해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열네댓 입상한것 같아요. 그냥 글쓰기를 좋아해서 어디든지 기회만 있으면 쫓아나갑니다.』4남3녀를 둔 전씨는 5년전 처음으로 주부「클럽」신사임당행사 기능대회에 나가 3등을 차지했고 그후 여류문학인회 주부백일장(3번)·기능대회(5번)와 출판문화협회 독후감모집(2번) 등 빠짐없이 글을 썼다.
지난73년「영감님」이 별세하자 전씨는 비로소『내자신을 찾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젊었을때 못했던 일을 시작했다.
『책읽고 글쓰고「라디오」TV의 「퀴즈·프로」를 듣고 보는 것』이 할머니의 취미. 작년에는 TBC「퀴즈·프로」에 나가 장원을 차지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모르는걸 알고 싶어하는 것이 내 취미라서「퀴즈」문제는 열심히「노트」해두고 있습니다.』 글쓰는 것도 할머니는 주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열심히 옮기는 것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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