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상의 「이니셔티브」행사에 의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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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럽」공동체(EC) 9개국 지도자들이 낸 성명문은 비단 대미선언에 그치지 않고 대산 유국, 대소, 대PL0 문제를 모두 겨냥한 세계정치에 있어서의 적극적인 외교공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서구 지도자들은 이같은「이니셔티브」가 PLO의 승인을 의미하지 않고 또 미국의 중동평화 노력과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 미와의 충돌을 회피하려 했지만 PLO를 비롯한 「팔레스타인」의 중동평화의 참석을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대미에의 선전포고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머스키」미국무 장관이 PLO의 조건부 참석을 제의함으로써 이 문제엔 다소의 진전과 함께 새로운 신축성이 부여됐다.
또 최근 OPEC의·사실상의 유가인상에도 언급, 그 부당성을 지적했고 PLO의 중동평화회담 참석의 필요성만 지적했을 뿐 PLO승인을 유보한 것은 PLO가 아직도 더 노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은근히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의 소련의「아프가니스탄」침공사태에 대해서도 그 해결방향을 제시했다.
따라서 이번 서구의 정상들이 채택한 선언은 현재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모두 포함, 세계외교 무대에서의 서구중심의「이니셔티브」를 행사했다는 점이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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