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내량미역 올해도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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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는 미역이 키가 크고 좋아얘.』-미역따기날. 어민들의 일손은 모처럼 신이 났다. 장대질 한번에 미역이 한아름씩 올라와 풍성한 수확에 어민들은 기쁘기만했다.
경남거제도와 통영반도를 잇는 거제대교밑의 좁은 해로, 견내량해협 해간섬 일대 미역밭 4만여평 이해협 양편 통영군통남면 장평리신촌·연기부락과 거제군 사등면덕호이광리부락 3개부락어촌계의 3백여 어민들은 22일 이른새벽부터 미역따기배를 띄웠었다. 연중행사로 1년에 하루뿐인 미역따기날이 올해는 22일로 정해진것.
2백여척의 발동선·거룻배들이 미역밭에 몰려 장관을 이루었다.
이곳 미역은 다른 자연산미역보다 맛이 좋아 견내량돌미역이라 불린다.
값은 1단에 5천∼6천원으로 비싼편이지만 자연산미역중에서도 최고.
이곳해협은 좁아 물결이 세고 깨끗해서 최상품의 미역서식처라는 것. 평균수심 3∼5m. 장대에 갈구리를 달아 바다에 빙빙돌려 걷어올리면 한아름씩의 미역이 딸려왔다.
1년에 한번만 채취하기때문에 무더기로 올라오는 것이다. 3개부락민들은 미역따기에 정신이없었고 건장한 남자들은 배를 타고 나갔고 아낙네들은 따온미역을 말리느라 바쁜하루를 보냈다. 할아버지·할머니들도 일손을 거들었고 객지에 나가있던 식구들이 돌아오기도 했다.
한사람이 하루 15단정도는 거뜬히 따내고 7만∼10만원으로 수입이 좋기때문.
3개부락민들이 이날 따낸 견내량돌미역은 5천단. 모래사장·동네어귀·지붕·담장등은 모두 미역판이었다.
미역은 하룻동안 말려 30나무씩을 한단으로 묶어 서울·부산등 대도시에서 견내량돌미역을 사러온 수집상들에게 날개돋치듯 팔려나갔다.【충무=박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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