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게 깨진 올림픽 진출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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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일밤 「메르데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올림픽」축구 「아시아」2조 결승전 90분 경기가 끝났을 때 5만여 「말레이지아」관중은 광란의 도가니에 힙쓸려 『「말레이지아」의 영광』을 구가했고 23명의 화랑임원선수들은 「래커·룸」에서 고개를 축 떨어뜨린채 처절한 패자의 오욕을 씹어야했다.
64년 동경「올림픽」이후 16년만에 「올림픽」본선에 진출할 절호의 「찬스」를 물거품으로 만든 것 자체보다 「아시아」축구 2류국인 「말레이지아」에 사상 전례없던 연속패배의 「쇼크」가 더욱 아팠다.
지난72년 서울에서 열렸던 「뮌헨·올림픽」예선때도 일방적으로 우세했던 한국이 「말레이지아」에 기습당해 1-0으로 패배, 그때의 악몽이 8년만에 다시 「콸라룸푸르」에서 되살아난 셈이다.
화랑은 예선「리그」때의 3-0이란 어처구니없는 패전을 깨끗이 설욕하기 위해 심기일전, 이날 결승전은 전체적으로 활기찬 「플레이」로 「말레이지아」를 압박했다. 박상인이 조광내·김강남과 「미드·필드」를 장악했고 최후수비 조영승은 눈부신 선방을 거듭했다.
그러나 약체 좌우 FB진이 기어이 허점을 드러내 「말레이지아」의 돌파에 계속 휘청거리더니 마침내 전반12분 「말레이지아」FW「하산·사니」의 「크로스·패스」를 받은 HB「바크리·이브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볼」이 「골·라인」을 넘는 순간 최종덕이 걷어냈으나 선심인 「버마」의 「우·마옹·마옹」이 「골인」으로 판점, 쓰라린 실점이 됐다.
화랑은 후반 RW 신현호를 이영무로 교체, 총공세로 나와 12분만에 동점을 뽑았다. 박상인이 「미드·필드」에서 20m 단독「드리블」, 허정무에게 이어주자 허가 다시 왼쪽의 김강남에게 「패스」, 김이 「골·네트」 모서리를 명중하는 멋진 동점「골」을 따냈다.
화랑은 계속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역전「골」을 향해 총력공격, 승리를 곧 거머잡는듯 했으나 통한의 한순간 수비실수가 파멸을 부르고 말았다. 후반 40분 「말레이지아」교체 RW「모하메드·아리프」가 화랑의 전진수비를 기습, 조영승·김홍주등이 성급한 「태클」실패로 위기를 자초했으며 결국 장신 CF「자메스·윙」에게 FB이장수 GK김인호까지 가볍게 따돌리는 단독「슛·찬스」를 내주고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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