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더그아웃 뒤에 TV 달았지만 비디오 판정 요청은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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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석민

“안 그래도 지금까지 그거 공부하고 왔어요.”

 프로야구에 비디오 판독을 이용한 ‘심판 합의판정’이 시행된 첫 날인 22일. 각 구장은 새 제도에 대비하느라 분주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광주 KIA전을 앞두고 코치진·전력분석팀과 미팅을 열었다. 양 감독은 “합의판정에 적응하기 위해 준비할 게 많다. 전력분석을 담당하는 구단 직원은 TV 중계화면을 열심히 체크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합의판정을 위해서는 판정 후 30초(이닝이 바뀔 때는 10초) 안에 감독이 해당 심판에게 요청해야 한다. 시간제한이 없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느린 화면을 면밀히 본 뒤 요청할 수 있지만, 한국식 비디오 판독은 더 어렵고 까다롭다. 감독에게 정확한 정보가 모이지 못할 경우 한 번(판정이 정정되면 한 번 추가)밖에 없는 합의판정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부산 경기를 앞두고 김시진 롯데 감독도 “선수가 오심 여부를 가장 잘 알 것이다. 판정이 틀렸다면 바로 내게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롯데 구단은 이날 더그아웃 뒤에 TV를 설치했다. 더그아웃에서 전자제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중계화면을 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반대편 더그아웃의 류중일 삼성 감독은 “원정팀을 위해서도 TV를 설치해야 한다. 홈팀만 유리하다면 불공정한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들 요란하게 준비했지만 막상 이날 경기에서는 합의판정 요청이 나오지 않았다.

 ◆박석민, 투런홈런 두 방=삼성 박석민은 이날 투런포 2개를 터뜨리며 5-3 승리를 이끌었다. 갈비뼈 미세골절로 엔트리에서 빠진 최형우 대신 4번타자로 나선 박석민은 시즌 21·22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7회 1사까지 3실점으로 잘 막아 11승(2패)째를 올렸 다.

 광주에선 KIA가 LG에 5-3 역전승을 거뒀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11승(5패)을 기록했다. KIA는 두산을 밀어내고 101일 만에 5위로 올라섰다.

광주=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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