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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투공비잡은 백마부대 "우리는 임진강변의 결사대"|간첩침투 물샐틈없는 「방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수도 서울의 서부는 백마의 병사가 지켰다. 6·25동란 때는 백마고지의 신화를, 월남전선에선 「따이한」의 용맹을 떨쳤던 역전의 백마부대. 그들은 야음을 틈타 수중침투하던 3인조 무장공비를 일격에 섬멸함으로써 국민에게는 군에 대한 믿음을, 전 장병에게는 사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탱크」장갑차등 적의 기계화부대가 단1시간이면 서울에 올 수 있는 적전 최단거리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이들 백마부대용사들은 오늘도 찬바람을 맞으며 빈틈없는 경계와 맹훈련을 하고있다.
백마예하 ○○○○부대○○초소-. 『임진강변의 결사대』를 자부하는 병사들의 눈초리가 북녘땅을 노려 보고있다.
23일 새벽 서부전선에서 수중 침투했던 무장공비들은 「체코」제 기관단총과 수류탄외에 암살용 소음장치권총을 휴대함으로써 사회혼란획책에 목적을 두었음이 드러났다.
부대장은 『저들은 10·26사태이후의 군 경계태세를 「테스트」해보자는 속셈도 있다』고 했다.
『특히 녹음기를 틈타 출몰하던 무장간첩이 얼음이 채 풀리기도 전에 기습침투 해온 것은 우리의 허점을 항상 노리고있는 그들의 전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23일 새벽만 해도 그랬다. 그날은 강하구의 얼음이 풀린지 미처 닷새도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도저히 수중 침투를 해오리라고 예상할 수 없는 때였다. 거기에다 그 날은 일요일이었고 잠깐 풀렸던 날씨가 다시 영하로 떨어진 때였다.
자칫 경계심이 풀리기 쉬운 주말,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악천후와 달빛까지 가린 음력초순에 만조기 조류를 타고 10여km나 강을 거슬러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공비침투는 지금까지 주로 해안「루트」를 이용해왔다. 지난해7월 삼천포 근해를 통해 어선을 가장한 침투를 시도하다 실패했고, 78년11월에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 소암리 해안으로 들어왔다가 발각되어 계속 추적 당했다.
이같은 우회침투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비상경계망이 쳐져있을 줄 알면서도 전방의 전면 침투를 시도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동부전선에서 휴전선을 넘어 3인조 무장공비가 침투했다. 1명이 사살되고 나머지 2명은 도주했다. 철저한 경계망속의 방심하기 쉬운 조건을 북괴는 계속 엿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들의 어떠한 수법도 우리국군의 빈틈없는 정신력과 강인한 훈련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줬다. 그것도 군대생활 채1년이 못된 황중해일병(22·경북영천)과 반년도 안된 김범규이병(22·경기성남)이 그대로 실증했다.
한 지휘관은 『국가안보의 직접 침해는 적의 침공이다.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북괴의 직접 도전은 우리군이 책임지겠다』는 군의 결의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ROTC출신의 소대장 조기내소위(25)는 『우리는 사기와 군기를 먹고산다. 이두가지는 강력한 훈련에서 나온다. 이것이 바로 백마혼이다』고했다.
이미 혹한기 훈련을 끝낸 부대는 해빙기 훈련에 들어갔다.
전 장병이 야간전투요원으로서 사격술은 어느 부대보다도 우수하다고 했다.
공비를 사살한 부대는 85%가 1등사수이며 이부대 수색대대장병은 전원 특등사수임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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