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상처를 치유해주는 심리 에세이『때로는 마음도 체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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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치유 전문가 변상규 목사가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내용을 담아낸 심리 에세이 『때로는 마음도 체한다』를 펴냈다.

지난 15년 동안 수천 건의 면담 및 인터넷 상담을 해온 저자는 상처받은 마음에 어떻게 치유와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개인이 겪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가 상처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열등감의 상처, 못 배운 상처, 가난의 상처, 뜻을 이루지 못한 상처, 이해받지 못한 상처, 무시당한 상처 등.

“상처 밑바닥에는 언제나 지독한 거절감과 좌절감이 깔려 있다. 거절을 당하면 마음이 체한다. 밥만 먹고 체하는 게 아니다. 마음도 체한다. 그 체한 마음을 뚫어주지 않으면 그것이 나중에 화병이 되고 우울증이 되고 심지어는 자살에 이르게도 한다.”

저자는 ‘치유는 감정의 정직에서 출발한다’며 ‘자기를 속이지 않으면 병이 없다’고 강조한다. 체한 마음은 누가 뚫어주기도 하지만 결국 스스로가 소화시키고 해소해야 한다. 그러면서‘상처는 궁극적으로 자기와의 화해를 통해 치유된다’며 자기를 이해하고 비난하지 않고 스스로를 보듬는 힘을 키운다면 상처는 분명 치유되고, 그 치유된 자리에는 삶의 지혜가 깃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픈 감정을 보듬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절정 경험의 감동’ 등을 제시하는 이 책은 저자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깜짝 놀라게 하는 욕설도 가끔 튀어나온다. 심지어는 욕 자체가 치유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금기시하는 영역들 즉 무의식, 욕망, 성, 자위행위, 욕설, 파괴성 등에 대해 결코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때로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하신 치유적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또 책 속에는 저자 자신이 경험했던 자살 충동과 공황 장애 등 20대의 심적인 고통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과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며 체득한 상처 치유의 지혜들로 가득하다.

읽기 쉽고 재미있는 글에 감성적인 사진을 함께 담아 마치 마주앉아 상담하는 듯 저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특급 위로를 전해주며 마음의 치료제로 삼을 만하다.(변상규 지음, 에디터, 296쪽, 1만4000원)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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