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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비판 엇갈리는 공화정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소장 정풍파 의원들이「당직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특정인의 탈당과 주요 당직자를 포함한 상당수(9명 내외)의원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행동에 돌입함으로써 공화당은 심각한 국면을 맞았다.
박찬종 오유방 의원 등 8명의 소장의원들은 이후낙 김진만 두 의원에 대한 탈 당권 그와 함께 주요 당직자의 당직 퇴진을 요구하면서 이의 관철을 위해 의원직도 걸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이들은 강경 노선으로의 선회가 작년12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요구한 12개항의 결의사항이 조금도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데 두고 있으나 얼마 전 귀국한 이후낙 의원의「콩고물 발언」등이 기폭제역할을 한 것 같다.
『떡 장사를 하다보면 자연히 떡 고물이 묻게 마련』이라고 한 이 의원의 귀국 발언은 과거 정치 자금을 다룰 때 「부스러기」를 취했다는 인정이 되지만 어떤 정풍파 의원은「떡 고물」에 그치지 않고 바로 떡을 먹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
이들이 탈당 대상자로 2명을 거론한 외에는 정풍 대상자의 이름을 일일이 제시하지 않았으나 현 주요 당직자 3명,「10·26」당시 당을 이끌었던 간부 5명과 당초 「거물 급3명」으로 지목했다가 그 동안 자숙했다는 이유로 이번에 탈당「케이스」에는 넣지 않은 P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풍파의 김수의원은 『당의 현실적 입장을 고려하여 우선 탈당 대상 인사를 최소한으로 줄여 2명으로 국한한 것이며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인사는 백의종군의 정신으로 당직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종비 총재가 막연히 복잡한 당내 사정을 내세워 시간을 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지도력을 발휘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요구하고 만약 이번 건의가 관철되지 않을 때는 의원직 사퇴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오름 장을 놓고 있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당내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여론과 비만하는 소리가 교차되고 있어 자칫하면 당내 분쟁을 초라할 불씨로 번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비만 하는 측은 정풍파가 선거구사정 등을 의식해 자구적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지지 측은 정풍의 명분이 당내 외의 공감을 살만하기 때문에 당으로서 조치를 빨리 할수록 상처가 작을 것이란 전해를 보이고 있다.
이후낙의원은 지방에 내려갔다는 이유로 보도진을 피하고 있으나 김진만 의원은『내가 물러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이롭다면 탈당은 물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할 각오가 돼 있다』고 전제하고『그러나 정통파의 저의가 모두 자기 살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못마땅해했다.
최영철 대변인은 탈당은 당사자들이 하는 것이고 당 차원에서 하려면 제명을 해야 하는데 정풍파 주장대로 당이 따를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작년 출발 때의 17명에서 이번에 8명으로 정풍파 의원수가 줄었지만 그 결의나 행동이 저돌적이고 집요해서 김종비 총재가 어떤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불길이 쉽게 잡힐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당내 외의 진단이다. 지금의 사태를 두고도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가래로도 막기 힘들게 되었다』고 일부에선 지도층을 비판하고 있다.<고흥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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