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묘연한 억대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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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남농(남농) 허건(허건)화백의 1억대그림도난사건은 사건발생 10여일이지나도록 경찰이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못하고 오리무중을 헤매고 있어 미궁에 빠질것 같다.
지난 12일 상오4시쯤 목포시죽3동 255 허건학백(73)집 그림보관실에서 전국유명작가 90인작인 병풍3벌과 의재(의재) 허백련화백의 화조8폭병풍, 남농의조부 소치(소치)작 산수·화조 8폭병풍 각각 1벌, 부친인미산(미산)의 산수8폭병풍과 사군자·백납병(백납병)2벌등 고가의 동양화가 빈병풍만 남긴채 감쪽같이 도난당했었다.
경찰은 범인은 골목과 접해있는 남농화백집 맨끝쪽 담을넘어 들어와 담과 1m밖에 떨어지지않은 보관실 벽을 부수고 예리한칼로 그림만 오려내간 것으로 보고있다.
남농화백은 도난당한 그림값은 4천8백만원어치가 될것이라고 말했으나 남농회갑날인 67년6월10일(음력)에 이당등이 보내준 전국유명화가 서예가들의 기념작품은 물론 나머지5개의 병풍도 모두고인이된 당대거장의작품이기 때문에 정확한값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경찰은 도난품을 포함한 1백여벌의 병풍을 지난해 12월27일 화실옆방에서 도난장소인 맨끝방으로 옮겼다는 사실로보아 내부사정을 잘아는사람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있으나 지문이나 물적증거를 일체 남기지않아 도난당한 날짜도 정확히모르고 있다.
그동안 그림절도전과자나 남농화실을 자주드나드는 김모씨(41), 신모씨(37)등 20여명을 용의자로·보고 수사했으나 모두 허탕을 치고 지난연말에 시내 모다방에서『목포에 좋은보물이있다』고 말한 절도전과7범 김모씨(32)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여기에 일루의 희망을 걸고 있는실정.
그러나 몇몇작품외에는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범인이 그림을 내놓는다해도 경찰은 도난품인지 아닌지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난관이 있다.
또 범인이 의도인(의도인)이라고 낙관이 찍힌 싯가2천만원상당의 허백련화백의 산수8곡병풍을 그냥 지나친것으로보아 그림에 전문지식이없는 사람일 가능성도있다.
경찰은 역전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도난품일부의 사진을 복사해 전국화랑에 배포하고 광주·여수·제주·서울등에 형사대를 보내 용의자를 수색하고 있다.
남농화백은 범인을 체포한 사람에게는 병풍1벌을 그려주겠다고 현상금(?)을 내걸고있으나 범인은 쉽게 잡힐것같지않다. <목포=정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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