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간인 정애난씨·예수정양이 주역맡은 『사춘기』 『고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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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0년이 넘게 연극을 해온 어머니와 이제 막 연극을 시작한 딸이 각각 주역을 맡은 두작품이 거의 동시에 막이 올라 연말 연극계에 작은 화제가 되고있다.
국립극단의 『은추기』 (12∼18일·국립극장소극장)에 출연하는 정애난씨 (53) 와 극단「부리」 의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11~31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주인공「고독」으로 분하는 예수정양(25)
정씨는 TV를 통해 시청자와 익숙한 노련한 연기자로 원래는 연극으로 출발했다.『그동안 외도를 해온 셈인데 이번에 정말 마음에 드는 역을 맡아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사춘기』 란 자식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부부만 남은 50대후반의 심리적갈동을 사춘기에 대비시켜 만든 낱말로 미연극계를 돌아보고온 오태석씨의 작품. 연출도 합께 한다.
한국남성의 전형으로 무심한 듯 오기있는 남편 밑에서 3O년을 살아온 한 부인이 막내딸의 결혼식 날, 지내온 세월의 억울함을 하나 하나 쏟아놓는 얘기로 엮어진다.
정씨는 1시간50분에 이르는 공연시간동안 한번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연극을 이끌어가고, 이호재 전무송, 손숙, 이신수씨 등 쟁쟁한 중견들이 조역으로 두 부부의 논쟁을 돕는다고.
정씨의 둘째딸 예양은 고대독문과를 거쳐 대학원 (4학기)에 재학중인 재원으로 전공인 희곡공부의 한방법으로 연극을 택했다는 깨끗하고 조용한 인상의 아가씨.
그러나 일단 「흑백혼혈아로 태어나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 혁명가로서 일생을 마치는」극중인물「고독」으로 돌아가면 차가운 지적 분위기와 합께 저돌적인 연기를 해낸다는 주위의 평을 듣고있다.
불작가 「앙드레·쉬바르츠바르튼」의 소설을 여류연출가 한태숙 씨가 직접 각색·연출하는『고독이란 이름의 여인』 은 「클래식·기타」와 「플롯」 의 잔잔한 연주를 배경으로 「혁명」 「탄압 받는 자」 등의 거친 얘기를 시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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