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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면 전투태세"…충무공의 후예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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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겨울바다는 춥고 사납다. 그러나 전선없는 9백 「마일」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수병들에겐 추위도, 거친 파도도, 거센 바람도 있을 수 없다. 단하나 국토방위의 집념만 있을 뿐이다.
해상에 11월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16일하오2시.
서해○○해역 전방을 지키는 구축함 광주함 전투상황실 「레이다」 에「스컹크」(괴물체 또는 적함) 가 나타났다.
한가롭게 휴게실에서 장기와 바둑을 두던 장병, 침실에서 독서와 음악감상등으로 시간을 보내던 장병들과 승함요원들은 일제히 전투복에「라이프·재킷」을 착용, 각자의 정해진 위치로 달려갔다.
육상건물의 7층 높이인 거함 위에서 펼쳐진 승조원들의 비상동작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조직적이고 자연스러웠다. 불과30초만에 전투배치가 끝났다.
전탐실 「레이다·스코프」에 명멸하던 검은 점들이 함영으로 변한다.
함교에서 쌍안경으로 「스컹크」 를 주시하던 함장은 배의 위치·속력, 함포의 방향등을 전선관을 통해 급히 명령한다.
『아이·아이·서』(잘 알았다는 뜻)
조타실 당직병의 복명복 창소리도 힘차다.
『방위 3백도. 거리 1만5천 「야드」. 가상 적함 출현.』
눈 깜짝할 사이 함포들이 가상 적함을 향해 머리를 쳐들었다.
「헬리콥터」 가 함상을 이함한다.
이 「헬리콥터」 는 광주함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현대장비다.
해군은 이제 기본적인 해상작전에서 벗어나 공중전까지 포함한 입체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드디어 함장으로부터 사격명령이 떨어졌다.
광주함의 모든 함포가 가상 적함을 겨냥,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광주함의 장병들은 적함을 포착하는 순간이 바로 적함을 수장하는 순간이라고 했다.
○○포 사수를 맡고있는 최상병은 『북괴의 어떠한 함정이나 간첩선도 우리의 영해를 침범하면 즉각 일격에 격침시킬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면서 발사 「버튼」 을 힘껏 눌렀다.
『가상 적함 침몰』 -. 우현 견시병의 보고다.
그러나 이것으로 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교전중 사상당한 승조원은 없는가, 손상된 장비는 없는가를 부장이 일일이 확인했다.
수시로 반복실시되는 가강적합 격침훈련에도 장병들은 실전과 같이 움직인다고 작전관이 전한다.
『대통령각하의 서거소식을 들었을때 이러한 비상사태가 바로 북괴도당이 노리는 때임을 깨닫고 임전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우리가 이 바다를 지키고 있는한 적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 광주함 함장의 말이다.
충무공의 후예들은 국도방위뿐아니라 어선보호및 각종 선박의 보호임무도 함께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해군이다. 바다의 방패…』 해군장병들이 부르는 우렁찬 군가소리가 서해를 가득메우고 있었다. <서해○○해역광주함=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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