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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호텔 분신 소동 … 알고 보니 쫓겨난 룸살롱 업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성매매 알선 혐의로 수배 중인 40대 남성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호텔 소유주를 만나게 해달라며 11시간 동안 분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호텔 측에 30억원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박모(49)씨는 8일 오후 2시쯤 삼성동 라마다호텔 7층 객실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호텔 소유주인 라미드그룹(전 썬앤문그룹) 문병욱(62) 회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메시지와 현장 사진을 호텔 경영진에게 보냈다. 문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로 번진 썬앤문그룹 감세 청탁 로비사건과 관련해 2003년 대검 중수부에 구속됐었다. 호텔 측의 신고로 오후 6시쯤 경찰·소방인력 100여 명과 소방차량 22대가 출동 해 박씨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이 호텔 지하에서 2002년부터 유흥업소(룸살롱)를 운영해 오다 불법 성매매 알선 행위가 적발돼 2012년 6월 호텔 측과 함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수배도 됐다.

 갈등은 이후 호텔 측이 건물을 비워달라고 하면서 불거졌다. 박씨는 호텔 측에 손해배상금으로 30억원을 요구했으나 호텔 측은 10억원의 보상금을 제시했다고 한다. 박씨가 받아들이지 않자 호텔 측은 법원에 명도소송을 내 이겼다. 박씨는 경찰조사에서 “법원의 강제명도 명령을 받아들이면 적절한 손해배상금을 주겠다고 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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