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복부인」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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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주·충주】김장철을 앞두고 서울 등 도시주부와 상인들이 고추주산지인 충북 음성·괴산·중원·충주지방에 몰려와 닥치는 대로 고추를 사들이고 있어 고추 값이 뛰고 바닥이나 작년처럼 고추파동이 일어날 우려가 크다.
주부들은「시골장보기 관광」이란 관광회사의 기발한 회원모집관광 편을 이용, 1주일 전부터 괴산·중원 등 산지의 장날에 단체로 몰려와 한사람이 5백 근에서 1천여 근씩 고추를 사가고 있어 산지의 고추가 바닥이 나고 있다.
극성스런 이들 주부들의 고추사재기로 산지 고추 값이 지난달 중순쯤 만해도 6백g당 최상품이 2천 원 선이던 것이 4일 현재 40∼50%가 뛴 2천8백∼3천 원으로 올랐고 청주에선 무려 3천5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음성에서도 지난 2,3일 이틀 동안 서울의 일부「아파트」단지 주부들이 관광「버스」를 전세 내 원정사재기에 나서 김장용으로 1인당 20근에서 30근씩 사들여 이 바람에 8월 중순께 6백g당 1천8백원 하던 것이 4일 현재 2천7백원으로 50%나 올랐다.
이날 음성장날에는 서울 P관광「버스」8대를 나눠 타고 온 서울의 주부 3백여 명이 자주가게를 누볐고 같은 날 음성군 대소면 장터엔 11대의 관광「버스」가 몰려 고추를 사 재려는 극성주부들로 일대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같이 주부들의 사재기경쟁은 앞서 태풍 때문에 영·호남지방의 고추농사가 평년작에 못 미쳐 오름세를 보이는 것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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