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인류학적비교|가족과 친족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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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과 일본사회는 모두 중국문화, 특히 유교윤리의 강력한 영향아래 그 나름의 제도의 도덕적규범을 계발시켰으며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한·일사회를 특징짓는 요소로 남아있다.
그러나 중국문화의 수용정도는 두사회의 토착문화와 역사적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여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화된 중국식설명이 가족윤리나 도덕적 규범속에 담겨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친족구조는 중국의 영향을 별로 받고있지 않다.
예를들면 중국친족제도의 기초가 되는 족외혼의 규범이 따르는 부계혈통제도가 일본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중국사회와는 달리 일본의 가족제도에서는 둘 이상의 기혼형제가 한가족을 형성하는 경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한국의 경우 족외혼, 부계혈통제도는 중국과 같은 반면, 기혼형제가 한가족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유형은 일본과 흡사하다.
일본가족이란 기본적으로 가구(세대)의 계승으로 구성돼 한번 가구가 형성되면 그 성원의 변동과 관계없이 그 자체는 존속되어야만 했다. 대개의 경우 그 계승자는 장자이지만 아들이 없을 경우 데릴사위나 양자에 의해 계승되는데 이들은 은퇴하는 가구주와 혈통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혈통관계를 무시한 제도는 한국가족의 계승제도속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한국가족구조에 조상숭배와 보다 넓은 친족집단조직에로 연결지어지는 원리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가족제도는 일본보다 오히려 중국에 가깝고 이들 3개 동「아시아」사회가 갖는 차이점이 오늘날에도 작용해 집단형성,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간의 관계에서 3국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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