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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할 만큼 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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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코스피 지수가 2000선까지 오르면 으레 줄을 잇던 펀드 환매 행렬이 주춤하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649억8000만원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의 월 평균 값은 1995.08로, 2000선에 근접했다. 그럼에도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1조7398억6000만원)보다 펀드로 유입된 자금(1조8048억4000만원)이 더 많았단 얘기다.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날 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기도 했다. 지수가 2001.55를 기록한 17일엔 316억5000만원이, 2002.21이었던 30일엔 426억7000만원이 유입됐다.

 상황이 이렇자 코스피 지수 상단을 짓누르던 펀매 환매 수요가 소진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8년까지 펀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의 투자 매력이 줄면서 지난 몇년 간 지수가 반등할 때마다 펀드 환매가 쏟아졌다”며 “그러나 2006년 이후 펀드 유출입 자금 누적액을 분석해보면 펀드 성장기에 유입된 자금이 최근 들어 대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하단이 올라온 것도 펀드 환매가 주춤한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1950선 아래로 내려간 날은 248거래일 중 88거래일로, 35.6%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21거래일 중 37거래일로, 30.6% 수준으로 줄었다. 그나마도 삼성전자의 어닝쇼크가 있었던 1월 초에 집중돼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2000선 위에서의 일 평균 펀드 환매 금액이 5월 1400억원에서 6월 21억원으로 줄었다”며 “같은 구간에서의 외국인 일평균 순매수 금액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한 만큼 향후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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