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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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돈벌이」또는 「출세」지향적인 일보국민의 의식이 점차 「인간미」「의리」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어지고 있다.
일본 문부성이 최근 발표한 『국민성연구전국조사』를 보면 지난 68년까지 전체국민의 17%가 생활철학으로 돈벌이를, 4~6%가 출세를 내세웠지만 올 조사에서는 그것이 각각 14%와 2%로 후퇴했다.
그 대신 『월급은 적더라도 가족적인 분위기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78%)는 것이며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것』(38%)보다 「효도」(70%)와 「보은」(47%)이 도덕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도성장 지상주의, 물질추구가 팽배했던 일본사회가 어느덧 새질서를 찾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사회는 「GNP신앙」에 억눌려 돈과 입신출세를 위한 개인주의가 막연하여 회사 일은 『인간적인 대우도 필요 없으니 대우나 잘하라』는 식의 풍토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돈과 출세보다 생활의 방식을 더 중시하게 됐고 회사 일은 『다소 무리한 일을 시켜도 좋으니 직원의 불행한 일에도 회사가 돌봐달라』(87%)고 가족적인 따뜻함을 바라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일본국민의 의식변화를 일부학자들은 「전통회귀」·「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일본인」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이 그런지 아닌지는 덮어두고라도 현재의 일본사회는 적어도 고급가구 또는 「아파트」투기 등은 줄어들고 있다.
좋은 자리에 있을 때 한건하자는 풍토는 없어진지 오래며 한때 유행가에까지 나오던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도 듣기 어렵게 됐다.
분수를 지키고 따뜻한 인간미를 찾는 사회는 물질주의사회보다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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