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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집'74억'…서울 이태원동 654평 저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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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 성북동서 가장 비싼 저택(53억).

-공시가격 74억원짜리 주택도=이번에 최고가 자리를 차지한 이태원동 단독주택은 표준주택 가운데 가장 비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2층주택(27억2000만원)의 2.7배다. 표준주택은 주택의 값어치를 평가할 때 기준으로 삼기 좋은 대표성 있는 집으로 가격도 대체로 중간수준이다. 국세청 기준시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힌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Ⅴ' 230평형(36억9000만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04평형(30억8700만원)이나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103평형(27억8100만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난다. 공시가격은 시세의 80% 수준이므로 이태원동 단독주택의 실제 가격은 93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40억원대 주택이 몇 채 있고, 20억~30억원대 단독주택이 수십 채"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10억~30억원대 집을 소유하고 있다.

또 다른 부자 동네인 성북구 성북동에는 대지 793평 규모의 53억1000만원짜리가 최고였다. 이 집은 모 불교 종단의 소유로 돼 있다. 직전 주인은 S그룹의 K 전 회장이다.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지난해 5월 K 전 회장이 회사 부도가 임박하자 사찰에 골프연습장 등을 갖춘 호화주택을 증여한 것으로 꾸며 재산을 은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이 집은 K전의원이 도심 사찰로 활용하기 위해 1994년 구입해 97년 기증한 것으로 외환위기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사찰로 건축하지 못한 상태일 뿐"이라며 K 전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성북동 일대에는 200~300채의 고급주택이 자리 잡고 있다. 성북구에서 둘째로 비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집(공시가격 45억4000만원)이 대표적이다. 종로구 부암동.구기동.평창동.가회동 등에도 비싼 집이 많았다. 종로구에서는 대지 1644평 규모의 59억7000만원짜리가 최고가 주택이다. 강남권은 땅값이 강북에 비해 비싸 대지 규모가 작아도 집값은 30억원이 넘는 고급주택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에서는 방배동의 53억1640만원짜리 지상 2층.지하 1층 단독주택이, 강동구에서는 대지가 2000평에 육박하는 39억2000만원(건물 2동)짜리 둔촌동의 대저택이 최고였다. 강남구청 측은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았다며 최고가 주택을 공개하지 않았다. 동작구에서는 대지만 1538평에 이르는 흑석동의 대저택(61억6800만원)이 눈길을 끌었다.

-인상 요구도 많아=소유자나 이해관계자는 20일까지 가격을 열람할 수 있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때는 주택 소재지 관할 시.군.구(읍.면.동) 민원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공시된 주택가격은 지방세인 재산세.취득세.등록세, 국세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자료로 활용된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세금이 늘어나므로 공시가격을 깎아달라는 의견만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뜻밖에 올려달라는 요구도 많다"고 말했다. 담보 가치 등을 더 인정받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허귀식.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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